최근 전북지역 산업현장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한 지방자치단체가 추진 중인 신청사 건립 공사장에서도 노동자가 낙하물에 머리를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7일 전북소방본부와 익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50분쯤 익산시 남중동 익산시청 신청사 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 중이던 50대 노동자가 갑자기 아래로 떨어진 구조물에 머리 등을 맞고 쓰러졌다.
119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그는 심정지 상태였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전날 11시40분쯤에는 특수강 제품 제조사인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64)이 소음기 배관 하부를 절단하는 작업을 하던 중 낙하한 0.5t 무게의 배관에 깔려 숨졌다.
이 공장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 사업장으로, 최근 2년간 모두 4명의 노동자가 안전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고용노동부로부터 특별근로감독을 받은 적이 있다.
'아래로부터 전북노동연대'는 이날 사고 현장에서 성명을 내고 세아베스틸 대표이사에 대한 구속 수사와 안전보건 감독 강화,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을 요구했다.
노동연대는 “세아베스틸 공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2019년 이후 8명이나 된다”며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공장 보수 도중 구조물이 무너져 노동자들이 다쳤는데도 노동부 군산지청은 발주처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줬다”고 지적했다.
노동연대는 “고용노동부는 사업장 감독 권한을 갖고 노동환경을 개선할 책무가 있는 기관인데도 그동안 감독을 회피하고 기업 봐주기로 일관했다”며 “이는 중대재해 방조자를 넘어 공범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용노동부는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사업장에 대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사고 원인과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최근 반복적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세아베스틸에 대해 철저히 감독하고,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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