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력과 협상력 등을 두루 갖춘 인물이 국회의장에 선출돼야 한다며 자신의 출마 여부 질문에 그간 뜸을 들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군 당선인이 결국 불출마로 공식 입장을 정리했다.
박 당선인은 8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어 “지금은 제가 나설 때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며 “그동안 아낌없이 조언해 주시고 관심을 보여주신 국민 여러분과 언론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은 “22대 국회가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우리 당의 좋은 국회의장 후보가 선출되기를 기대한다”며 “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나라를 살리고 민주당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박 당선인이 ‘전반기’를 콕 집어 언급한 만큼 후반기 국회의장에 도전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국회의장은 관례상 원내 1당에서 국회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2년씩 임기를 보낸다.
4·10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최고령 당선 기록을 세우며 ‘5선 고지’에 오른 박 당선인은 잇따른 방송 등에서 ‘국회의장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정한 바가 없다’고 말을 아껴왔다.
국회의장은 통상 5선 이상 중진 의원 중 비교적 계파색이 옅고 온건파로 분류되는 인물이 맡아왔으며, 다른 나라 의원들과의 외교는 물론 각종 현안이 국회에서 정체될 때는 직접 중재에 나서야 해 여러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추진력·협상력에 더해 정치력·투쟁력을 두루 겸비한 인물이 국회의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온 박 당선인은 자신의 출마 여부 질문에는 ‘생각하지 않았다’ 등 답변만 내놓았었다.
그러면서도 총선 당선이 ‘노욕’이라는 지적 등을 불식하고 ‘대단하다’는 평가를 지속해서 받겠다는 각오를 거듭 드러내 박 당선인이 국회의장 출마 계획을 완전히 접은 게 아니라는 반응을 낳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지난 7일에는 유튜브 ‘팟빵 매불쇼’에서 절대적 수치만 놓고 봤을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을 훌쩍 뛰어넘은 자신의 득표율 92.35%를 놓고 “우리 정치의 불행”이라고 갑작스럽게 돌아봤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반감이 민주당을 향한 맹목적 지지로 바뀌었다는 분석인데, 박 당선인은 이를 강조하듯 “그 잘못을 누가 이끌고 있나”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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