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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장면 유튜브 생중계됐는데, 구글 앞에서 입 다물었어야하나?”…정치권 가세한 방심위원장 방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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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28 12:02:39 수정 : 2024-05-28 12: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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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살해 장면이 유튜브에 10시간 동안 생중계됐는데, 구글 앞에서 입을 다물었어야합니까?”

 

최근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의 미국 구글 워싱턴 본부 방문을 두고 일어난 일부 논란에 대해 한 방심위 관계자는 이처럼 말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구글측 관계자를 만나 당당하게 가짜뉴스와 유해 콘텐츠에 대한 신속한 차단을 약속받아낸 성과 만큼은 제대로 인정해야한다”는게 그의 이야기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뉴시스

류 위원장의 방미 일정을 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마저 가세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의와 더불어민주당의 ‘류 위원장이 구글과의 면담 중 책상을 쳤다’는 등 주장에 대해 “달을 가리키는데 홀로 손가락 트집을 잡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28일 민주당이 최근 류 위원장의 미국 출장에서 마컴 에릭슨 구글 부사장을 만나 한국 내 불법 유해 콘텐츠 신속 삭제, 차단 협조 약속을 받아 낸 데 대한 비난을 두고 “야권의 억지 비난이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다. 이는 달을 가리키는데 홀로 손가락 트집 잡는 격”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정쟁을 위해서라면 국민의 안위와 국익마저 외면하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민주당의 행태에 심각한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위는 “에릭슨 부사장은 류 위원장을 만났을 당시 약속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구체적인 재발 방지책을 마련했다며 역대 어느 정부에서 거두지 못한 쾌거”라고 말했다.

 

지난 14~18일 미국 워싱턴으로 출장을 간 류 위원장은 마컴 에릭슨 구글 정부·대외정책 담당 부사장과 실무협의를 했다. 당시 방심위는 “불법·유해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구글 측이 향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삭제하겠다고 약속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와 민주당은 구글코리아 관계자의 말을 빌려 “구글과 방심위는 (실무협의에서) 유튜브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사전 합의하지 않았으며, 에릭슨 부사장은 유튜브 담당 임원이 아닌 인공지능(AI) 콘텐츠 담당”이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촉발했다. 현재 구글코리아측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지난 9일 부산 연제구 부산법원 종합청사 인근에서 일어난 한 남성 유튜버의 살해 장면 생중계 사건이 있다. 당시 이 유튜버는 다른 남성 유튜버를 칼로 찔러 살해했는데, 이 장면이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적나라하게 공개되고 영상이 확산되는 일이 벌어졌다. 방심위가 영상 삭제를 요청했으나, 구글은 이 영상을 약 10시간 후 삭제했다. 일반적으로 방심위 측이 구글 측에 영상 삭제 요청을 할 경우 2∼3시간이면 삭제조치가 완료되는 데 반해 해당 영상은 상식에서 벗어날 정도로 오랜기간 방치돼 큰 악영향을 미쳤다는게 방심위 안팎의 이야기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번 구글 본사 면담 전 구글코리아를 통해 전달한 의제에는 이 유튜브 살해 장면 생중계 논란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방문 직전 발생한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유튜브 측에 선제적 자율 규제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특히 미국 구글 워싱턴 본부 방문 면담에서 류 위원장은 해당 영상 삭제 지연에 항의하며,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나 허위 조작 콘텐츠를 게시하는 유튜브 채널에 대해 구글 측의 선제적인 자율 규제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심위는 협의 성과에 대해 “최근 발생한 50대 유튜버 살인 생중계 콘텐츠를 계기로 구글 측이 향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삭제·차단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한국 법과 규정에 어긋나는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차단조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언론시민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도 이와 관련해 전날 ‘민노총방심위 노조는 구글 홍보회사인가?’라는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공언련은 “방심위 노조가 류 위원장의 미국 출장을 음해하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며 “이들은 류 위원장이 출장을 가기 전에는 외유성 출장이라고 비난하더니 구글 측으로부터 유튜브 불법-유해 콘텐츠의 신속 삭제-차단 조치에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성과를 올리자 뜬금없이 국제적 망신이라고 깎아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튜브의 가공할 파급력을 감안하면 최근 빈발하는 불법-유해 콘텐츠 확산을 신속하게 차단하는 조치는 시급한 현안”이라며 “류희림 위원장의 구글 방문은 천문학적인 돈을 벌고도 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구글측에 합당한 요구를 한 것이고 구글측도 이를 받아들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민노총 방심위 노조는, 허술한 콘텐츠 관리를 강력항의한 류위원장을 향해 ‘구글 측에 무례했다’, ‘마컴 애릭슨 부사장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등 마치 구글의 홍보회사라도 되는 양 오지랖을 떠는 희한한 광경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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