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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종부세 野 입장 변화 환영… 부동산 세제 전면 개편하자”

입력 : 2024-05-28 19:15:00 수정 : 2024-05-28 19: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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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지도부 ‘완화 필요성’ 잇단 언급에
국힘 정점식 “도입 20년… 재검토 시기
與野 머리 맞대고 개편 방안 마련해야”

우상호 “지도부 가볍게 얘기하면 안돼
부동산시장 반응까지 판단해야” 반대
민주 개편 논의 정식 착수 땐 진통 예고

여당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금기의 영역’처럼 여겨져 왔던 종합부동산세 개편 논의가 꿈틀대는 데 대해 연일 환영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종부세 손질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만큼 민주당이 개편 쪽으로 당론을 모은다면 당장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與野 ‘종부세 개편’ 공감대? 정치권에서 종합부동산세 개편 논의에 불이 붙은 가운데 2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소에 아파트 매매 가격이 붙어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종부세를 비롯한 부동산 세제 전반을 22대 첫 정기국회에서 전면 개편하자고 더불어민주당에 제안했다. 이재문 기자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그간 종부세 부담 완화에 소극적이었던 야당에서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적극 환영한다”며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올해 정기국회에서 부동산 세제를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제기한 ‘실거주용 1주택 종부세 면제’는 형평성 논란이 예상되고, 종부세를 완전 폐지한다면 지방 세수 감소 우려가 나올 수 있는 만큼 부동산 세제 전반을 재검토하자는 것이다.

정 정책위의장은 “문재인정부에서 세금으로 집값 잡겠다며 징벌적 과세를 한 결과 세금폭탄을 맞게 된 납세자들이 폭증했다”며 “이에 집주인들은 전세가와 매매가를 올려 늘어나는 세금 부담을 메우려고 했고, 결국은 똘똘한 한 채, 영끌투자와 같은 기현상을 낳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을 시장이 아닌 정치 프레임으로 보는 것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종부세 도입 20년이 다 돼 가는 지금이야말로 종부세가 우리 경제상황과 부동산시장 여건에 맞는지 재검토할 시기”라고 말했다.

앞서 추경호 원내대표도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일각의 종부세 개편 주장을 “환영한다”며 “22대 국회에서 과도한 부담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운을 띄운 바 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대선 공약집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종부세를 재산세와 통합하는 방향의 세제 ‘대수술’을 예고한 바 있다. 단기적으로는 1주택자를 중심으로 세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민주당은 조만간 종부세 개편 관련 논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도부 인사들이 종부세 개편론을 잇따라 언급한 데 따라 정식 논의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다만 당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은 터라 실제 민주당이 개편에 착수할지는 미지수다. 2005년 노무현정부 때 도입한 종부세 관련 개편·폐지론에 대해 그간 민주당은 “부자 감세’라며 일축해왔다.

지난 2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종부세 논의와 관련해 “최고위원들끼리 사석에서 일정하게 논의한 적은 있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으로, 정책적으로 검토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고민정 최고위원의 종부세 개편 필요성 주장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고 최고위원은 25일 페이스북에서 “20년을 버텨온 종부세를 이제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치열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총체적 재설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도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1주택 실거주자 종부세 폐지 필요성을 언급했다가 논란이 확산하자 발언을 거둬들인 바 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원내대표도, 최고위원도 (종부세 개편) 생각을 가지고 계시니 당내에서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종부세 도입 목적과 취지가 분명하게 있고 그렇기 때문에 불합리한 점을 개선, 보완해 나가면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운데)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에서는 민주당 내 종부세 논쟁이 이재명식 ‘실용 정치’가 본격화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 후보 시절 1주택을 오래 보유한 저소득층과 노인 가구 납부를 연기해주는 일종의 종부세 완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민주당이 종부세 개편을 위한 논의에 정식으로 착수할 경우 진통이 예상된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SBS 유튜브에 출연해 “박 원내대표나 고 최고위원이 종부세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대변한 것은 좋지만, 그런 얘기할 때는 부동산시장의 반응까지 판단해야 한다”며 “내부 논쟁을 먼저 하고 공개 발언을 해야지 지도부가 가볍게 저런 얘기를 하면 되겠냐”고 비판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 부동산 세제 정책에 손대는 건 반대한다”고 했다. 최민희 당선자 또한 최근 페이스북에 “고민정 의원의 종부세 폐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부동산, 금융 등 자산 불평등 심화를 막고 공정사회를 실현한다’는 민주당 강령 문구를 게재한 바 있다.


김승환·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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