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살아있는 부처"…신도 돈 14억 뜯어낸 60대 종교인

징역 12년 선고에 검찰 항소

신도를 심리적으로 지배(가스라이팅)해 14억원을 뜯어낸 6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으나 검찰이 항소했다.

청주지법 영동지원(부장판사 신윤주)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그는 충남 공주시에서 법당을 운영하며 2006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15년간 총 139회에 걸쳐 신도 60대 B씨로부터 약 14억원을 챙긴 혐의다.

사진=뉴스1

검찰은 B씨의 15년 일기장과 계좌 명세 등을 통해 범행을 특정했다.

A씨는 “살아있는 부처”를 운운하며 B씨의 사생활을 알고 있는 것처럼 속여 B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했다.

그러면서 “내 말을 듣지 않으면 가족이 죽고 재산도 없어진다”고 속이기 시작했다.

또 B씨가 배우자를 잃자 “자식들이 떠나지 않으면 죽게 된다”며 자녀들을 내쫓게 하는 등 심리적 지배를 이어갔다.

여기에 B씨의 자녀를 취직시켜 주겠다며 두 차례에 걸쳐 25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상가를 분양받게 해준다는 대가로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위험에 대한 예방조치를 얘기했다”며 “거짓말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가족 신변과 관련된 불행을 계속 고지하며 다른 사람들과 연락하지 못하게 하는 등 피해자를 고립시켜 판단력을 상실하게 한 것으로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에게 언급한 학력, 대학교수, 종단 소속 승려 등 경력이 사실이 아니고 상가 분양 약속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이 한 일은 다 피해자가 잘되게 하려는 것이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진정 어린 반성이나 참회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에서 A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한 검찰은 중한 형의 선고가 필요하다고 보고 항소했다.

영동=윤교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