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도와 2.0도 사이 생존과 소멸 갈려…1.5도는 물리적 한도"
또 한 번 암울한 기후변화 전망이 나왔다.
최근 세계기상기구(WMO)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5년 중 한해라도 연평균 지구 표면 근처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5도 이상 높을 확률이 80%라고 밝혔다.
지구 온도가 일시적으로 산업화 전보다 1.5도 이상 높아지는 '오버슈트'가 곧 나타날 것이란 전망인데, 사실 연 단위가 아닌 최근 1년을 기준으로 하면 오버슈트는 이미 현실이다.
지난해 2월에서 올해 1월까지 12개월 평균 지구 온도가 처음 산업화 전보다 1.5도 이상 높았고 지난달까지 12개월 평균도 산업화 전을 1.63도 웃돌았다.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은 세계가 2015년 파리협정에서 설정한 일종의 마지노선이다.
세계는 파리협정을 통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 폭을 2.0도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고 1.5도 내로 제한하도록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파리협정상 상승 폭은 20년 평균치가 기준으로 오버슈트만으로 협정이 무의미해졌다고 할 순 없지만 오버슈트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려는 노력이 무의미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지구 온도 상승 폭이 1.5도와 2.0도일 때 나타나는 현상은 온도보다 훨씬 차이가 크기에 상승 폭을 0.1도라도 줄여야 한다.
9일 국립기상과학원이 최근 발간한 '온난화 수준별 기후변화 영향정보 전망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여름철 체감온도는 지구 온도 상승 폭이 1.5도에 이르렀을 때 30.2로 현재(2000~2019년·29.2도)보다 1.0도, 상승 폭이 2.0도에 다다르면 30.9도로 현재와 비교해 1.7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 온도 상승 폭이 1.5도에서 2.0도로 0.5도 커지는 데 따라 발생하는 추가영향이 41.2%에 달했다.
추가영향은 지구 온도가 2.0도 올랐을 때 현재와 비교한 변화량에서 1.5도 상승했을 때 변화량을 뺀 뒤 전자로 나눠 계산한다. 여름철 체감온도 추가영향은 1.7에서 1.0을 뺀 뒤 1.7로 나눈 값이다.
6~9월 불쾌지수는 현재 78.4인데 지구 온도가 산업화 전보다 1.5도 상승하면 79.8로 1.4만큼, 2.0도 오르면 80.9로 2.5만큼 높아질 전망이다.
불쾌지수는 68 미만이면 '낮음', 68 이상 75 미만이면 '보통', 75 이상 80 미만이면 '높음', 80 이상이면 '매우 높음'으로 분류한다.
지구 온도 상승 폭이 1.5도에서 2.0도로 0.5도가 높아지면 불쾌지수 단계가 높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바뀌는 것이다.
냉방이 필요한 날을 말하는 '냉방도일'은 지구 온도 상승 폭이 1.5도일 때 132.5일로 현재(82.9일)보다 49.6일, 2.0도인 경우에 179.7일로 현재와 비교해 96.8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냉방도일은 온도가 냉방 기준인 24도 이상인 날의 실제 온도에서 24도를 뺀 값을 더해 계산하며 에너지소비량을 예측하는 데 주로 활용된다.
1㎜ 이상 강수가 시작해 끝날 때까지 기간을 말하는 '독립호우사상 지속 기간'은 지구 온도 상승 폭이 1.5도이면 6.72일로 현재(6.98일)보다 0.26일 줄고 상승 폭이 2.0도이면 7.02일로 0.04일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적인 호우 사건 중 강우량이 최다일 때 강우량은 지구 온도 상승 폭이 1.5도일 땐 244.3㎜로 현재(241.1㎜)보다 3.2㎜ 늘어나는 데 그치지만 상승 폭이 2.0도이면 275.4㎜로 34.3㎜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 폭이 0.5도 커지면서 발생하는 추가영향이 90.7%에 달하는 것이다.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5일 세계 환경의 날 특별연설에서 "작은 섬과 해안지역은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와 2.0도 사이에서 생존과 소멸이 갈릴 것"이라면서 "1.5도 상승은 목표가 아니라 물리적 한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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