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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문턱 넘지 못한 안산시 ‘초지역세권 개발’…상임위 안건 보류 [밀착 취재]

입력 : 2024-06-13 03:02:15 수정 : 2024-06-13 0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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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0일 상임위 논의에서 ‘보류’ 결정…사업 추진 발목
돔구장 지으려다 17년 방치…안산 초지역세권 개발 추진
경기침체·주택 수요 부진·1기 신도신 재건축 등은 악재
과거 민관 PFV 동원한 도시개발 사업 불확실성도 고려

시장까지 나서 개발사업을 추진했던 경기 안산시의 초지역세권 개발이 결국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07년 국내 최초의 야구 돔구장 건설이 추진되다 부동산 경기침체와 프로야구단 유치 어려움 등의 이유로 방치돼 온 이곳의 고밀도 개발 계획에 대해 시의회가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안산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시가 제출한 ‘안산도시공사 초지역세권 도시개발사업 출자 동의안’에 대해 이달 10일 보류를 결정했다.

경기 안산시 초지역세권 개발사업 조감도. 안산시 제공

민관합동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PFV) 형태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PFV 설립을 위한 자본금 100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49억원을 직접 출자하는 방식으로 충당해야 한다. 시의회 동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이후에야 민간사업자 공모 등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기획행정위는 “더 검토하고 다음에 상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다음 회기에 상임위 차원에서 다시 안건으로 올려야 논의될 수 있는 상황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1석으로 과반을 차지한 시의회에선 해당 동의안이 본 안건으로 올려지더라도 표결에서 통과될지 알 수 없다. 현재 시의회는 해당 동의안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안산시의 초지역세권 개발에 대해 시선이 엇갈리는 건 안산시와 안산도시공사가 PFV 설립을 전제로 사업 추진을 하기 때문이다. 초지역세권 개발사업은 단원구 초지동 666-2 일원 18만3927㎡ 부지를 재개발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앞서 이민근 안산시장은 지난달 13일 ‘2035 안산 뉴시티 프로젝트’ 기자회견을 열어 철도역을 중심으로 도시 주요 기능을 한곳에 모으는 콤팩트시티 계획을 공개했다. 

 

이 계획의 기본 틀은 30∼40층 높이의 명품 주거단지와 대형 쇼핑몰, 업무·숙박 복합시설, 문화·체육 시설, 학교 등을 조성해 지역을 대표하는 대규모 랜드마크를 건설하는 것이다. 시화호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와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등 특화시설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돔구장이 예정됐던 단원구청과 단원보건소 남측 부지에는 대형 전시와 공연 스포츠 행사를 열 수 있는 문화공연시설도 조성된다.

 

하지만 PFV 사업에는 적잖은 위험이 따른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수도권 건설경기와 주택 수요가 침체한 가운데 추진되는 민관합동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 탓이다.

이민근 안산시장이 지난달 13일 2035 뉴시티 안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안산시 제공

안산시보다 입지가 뛰어난 수도권 1기 신도시들이 올 하반기 선도지구 지정을 신호탄으로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에 들어가는 데다 곳곳에서 3기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는 가운데 1만 가구에 육박하는 준 신도시급 개발사업이 어느 정도 성공할지 불투명하다.

 

특히 PFV 도시개발 사업은 그동안 여러 부작용을 드러낸 바 있다. 2000년대 중반 31조원 규모로 진행되며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 불린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 역시 삼성물산 등 30여개 기업이 출자한 드림허브금융투자회사(PFV)가 민간 시행사로 사업에 참여했으나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좌초된 바 있다.

 

안산시의 이번 개발계획은 2035년까지 추진될 예정이다. 2022년 7월 취임한 이민근 현 시장이 재선하지 못한다면 임기는 2026년 7월까지다.

 

시는 이 사업에 최대한 민간 자본을 유치해 시 재정 부담을 경감하고 적기에 사업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어느 정도 성사될지는 알 수 없다.

 

결국 안산시의회는 만연한 장밋빛 기대감 대신 수익성과 공익성, 실현 가능성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안산=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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