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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극 막 내린 줄리언 어산지 [이 사람@World]

입력 : 2024-06-26 06:00:00 수정 : 2024-06-25 21: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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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부를 공개한다(We open governments)’는 구호를 내세워 각국 정부와 기업의 수많은 기밀을 공개해온 비영리기관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52·사진)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린다. 한쪽에선 진실에 대한 알권리를 내세워 찬사를 보내지만, 다른 쪽은 국가를 위기에 빠트린다며 비난했다.

 

가장 큰 논란이 됐던 건 2010년 4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저지른 비위 영상이었다. 이 영상에는 2007년 바그다드에서 미국 헬리콥터가 2명의 로이터통신 직원을 포함한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장면이 담겼다. 위키리크스는 미군의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 당시 인권침해, 포로학대 등이 담긴 기밀파일 약 40만건도 공개했다.

 

어산지는 스파이방지법을 위반한 중범죄자로 수배한 미국 정부를 피해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도피생활을 하다가 2019년부터 영국 구치소에 갇혀 있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도)을 통해 어산지 사건을 마무리할 계획을 담은 문건을 법원에 제출했다. 그는 이 계획에 따라 유죄를 시인하고 이날 영국을 떠나 최종 석방을 위한 심리가 진행될 북마리아나제도 사이판으로 출발했다. 어산지는 사이판 법원에서 이미 영국 교도소에서 보낸 기간인 5년형을 선고받고 바로 풀려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기의 폭로자’가 주연한 도피극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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