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토록 눈부시고 황홀한/ 레이먼드 무디/ 배효진 옮김/ 서스테인/ 1만7800원
‘임사 체험(Near-Death experience·NDE)’, 말 그대로 사람이 죽음에 이르렀다가 다시 살아난 체험을 말한다.
이 개념은 1970년대 레이먼드 무디 박사에 의해 자리 잡혔다. 무디 박사는 1965년 한 의사가 죽음을 경험하고 돌아온 이야기를 처음 접한 뒤 10여년간 사후 세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후 언론에 그의 연구가 소개되며 150여건의 임사 체험 사례를 모을 수 있었다.
무디 박사가 이들 사례를 분석한 결과 체험자들은 종교·사회·교육 등에서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음에도 공통된 얘기들을 했다. 무디 박사는 이런 공통점을 ‘빛의 존재’, ‘유체 이탈’ 등 15개 항목으로 나누어 정리하는 한편 많은 사례에서 공통으로 등장하는 요소를 토대로 하나의 임사 체험 ‘모델’을 만들면서 세계 최초로 임사 체험이라는 용어를 개념화·대중화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저작이 ‘죽음, 이토록 눈부시고 황홀한’이다. 책은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전 세계 곳곳에서 이를 경험해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도 제시한다.
올해 출간 40주년을 맞아 출간된 특별판에는 이븐 알렉산더의 추천 서문과 새로 쓴 저자의 후기가 담겼다. 또 부록으로 자살의 경우에도 같은 경험을 하는지 등 임사 체험 연구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할 질문과 그에 대한 무디 박사의 답을 담았다.
연구를 진행하며 그는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한다. 임사 체험 연구가 사랑의 중요성을 확신시켜주었다는 것이다. 그는 죽음 이후의 삶을 알게 되면 인간의 정신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하며, 동시에 학자로서의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한 채 임사 체험 사례들을 소개한다.
무디 박사는 종교가 없었고 그래서 항상 죽으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했기에 죽음 후에 또 다른 삶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 연구를 통해 죽음은 다른 세계로의 전환이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렇게 그는 책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 사람들이나 언젠가 다가올 죽음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죽음 너머에는 이 세상 그 어떤 경험과도 비교할 수 없는 더없이 찬란하고 눈부신 삶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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