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 검사 ‘음성’이라도 발병 가능성↑
7세 유아를 둔 엄마 A씨는 최근 아이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조르면서 고민에 빠졌다. A씨의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이다. A씨는 몇 년 전 MAST(Multiple Allergen Simultaneous Test·다중 알레르기 항원 검사)에서 고양이털 알레르기는 없지만 집먼지·꽃가루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A씨는 “부모가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아이도 알레르기 비염이 있을 확률이 높다고 해서 고민”이라며 “아이가 너무 간절히 원해 검사를 받아보고 입양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이 550만가구를 넘어섰다. 고양이, 개 등 반려동물은 아이들 정서발달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바로 A씨처럼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경우다.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아이의 알레르기 질환 확률은 더욱 높다. 알레르기 질환은 태아·유아 시절 식품 알레르기·아토피피부염이 발병하고 이후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이 나타난다. 소위 ‘알레르기 행진’이다.
손경희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은 유전성이 높은 질환으로 보통 부모 한쪽이 알레르기 질환이 있을 경우 40%, 둘 다 있으면 80%로 유전된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알레르기 항원을 확인하는 데에는 MAST 검사를 많이 한다. MAST를 통해 아이에게 알레르기가 없다면 키워도 될까.
손 교수는 “MAST의 민감도는 약 70%, 특이도는 95%”라고 지적했다. 민감도는 실제로 양성인 사람이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될 확률, 특이도는 실제로 음성인 사람이 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될 확률을 이른다. 다만 손 교수는 “고양이를 키우면서 대소변, 털에 노출되면서 알레르기가 생기는데, 처음에 MAST나 피부 단자 검사에 음성이라고 해도 후에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보통 반려동물을 키운 지 2∼3년째 생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민감도와 시차를 감안하면 검사를 통해 입양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만약 검사에서 문제가 없어서 키우기 시작했는데, 알레르기 비염 등 알레르기가 나타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알레르기 질환의 제1 치료는 ‘항원 피하기’지만, 반려동물은 수년간 함께 지낸 정 때문에 이를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손 교수는 “항히스타민제와 국소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대부분 좋아진다. 그러나 증상이 지속해서 심해질 경우 적극적으로 알레르기 면역요법을 고려할 만하다”며 “보통 3∼5년 시행하게 된다. 최근에는 고양이 알레르기 항원 성분(Feld 1)을 감소시키는 사료도 나와서 시도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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