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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잠수함 잡을 해상초계기 왔다…포항에 모습 드러낸 P-8A는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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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7-05 09:00:00 수정 : 2024-07-05 09: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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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경북 포항 소재 해군항공사령부. 이전까진 사령부에서 볼 수 없었던 비행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한 외형에 제트엔진을 장착한 항공기…. 바로 미국 보잉사가 만든 P-8A 해상초계기였다. 

 

하늘에 떠 있는 해상초계기로 바다를 살피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로 해상에서 가장 위력적인 전술로 인정받아왔다. 군함이 탐지하지 못하는 수평선 너머를 감시하고 아군을 위협하는 잠수함의 작전을 저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달 19일 해군 P-8A 해상초계기가 우리나라 작전해역에 진입하고 있다. 해군 제공

3면이 바다인 한국은 북한과 주변국 잠수함 위협에 대응할 해상초계기를 지속적으로 운용해왔다. 최근엔 최신 초계기인 미국산 P-8A를 도입했다. 하지만 일본 등과 비교할 때 해상초계기 전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P-8A 도입한 한국

 

P-8A 제작사인 미국 보잉은 P-8A를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무기 시스템과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운용되는 상업용 여객기의 가격적 이점을 결합한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첫 비행을 실시한 P-8A는 미국 보잉사가 민항기인 B737-800ERX를 군사규격에 맞게 개조한 기체다.

 

현재 실전배치된 해상초계기 중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프로펠러기 위주였던 해상초계기 시장에서 제트엔진을 탑재, 제트기를 활용한 해상초계기의 유용성을 입증했다.

 

ATR-72나 C-295MPA처럼 프로펠러 비행기를 사용하는 기종도 있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P-8A 해상초계기가 지난달 19일 경북 포항 해군항공사령부 활주로에 차례로 착륙하고 있다. 포항=뉴스1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중국, 러시아처럼 강력한 잠수함 전력을 보유한 나라와의 고강도 해상전을 고민하는 국가나 국방예산이 충분한 국가를 중심으로 P-8A처럼 제트기를 플랫폼으로 하는 해상초계기를 선호하는 기류가 뚜렷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각국에서 진행중인 군비 증강에 힘입어 독일과 캐나다가 P-8A 도입을 결정했다. 프랑스도 자국 기업인 닷소의 팰컨 10X나 에어버스 A320/321을 활용한 신형 해상초계기 개발을 고려하고 있다.

 

P-8A는 조종석 디스플레이와 기체 부품 등에서 B737NG와 높은 수준의 공통성을 갖고 있다. 

 

동체 하부에 내부무장창을 설치하고, 잠수함 탐지와 공격을 위해 저고도에서 비행하는 사례가 많은 해상초계기 특성을 감안해 기체 구조를 대폭 강화했다. 

 

P-8A는 서방 세계에서 기존에 쓰던 P-3C(미국), 애틀랜틱2(프랑스)보다 훨씬 빠른 비행속도를 갖고 있다.

 

시속 900㎞에 달하는 속도와 8300㎞의 순항거리는 작전 구역에 신속하게 도착할 수 있는 능력, 다른 기종보다 더 넓은 해역을 순찰하는 능력을 제공한다.

 

미국이나 인도처럼 광대한 바다를 끼고 있는 나라에 적합하다. 한국도 기존에는 초계가 어려웠던 제주 남방 먼바다에서도 초계작전을 펼칠 수 있다.

P-8A 해상초계기들이 활주로에 주기되어 있다. 해군 제공

탐지능력도 매우 우수하다. P-8A는 최대 수백㎞ 떨어진 해상표적을 탐지할 수 있는 장거리 X밴드 레이더를 장착했다. 

 

수십㎞ 거리에 있는 표적을 고해상도로 촬영 및 탐지하는 디지털 전자광학(EO)/적외선(IR) 장비와 전자전 장비 등을 탑재하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한국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호 수색작전을 지원하고자 미 해군 P-8A가 투입된 것도 이같은 성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P-8A는 해상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공대함미사일과 바닷속에 있는 잠수함을 공격하는 어뢰를 장착하고 있다. 적 잠수함 신호를 탐지하고 식별 및 추적할 수 있는 음향탐지 부표(소노부이) 120여 발을 탑재한다.

 

이번에 한국에 들어온 P-8A는 지난 2018년 9월부터 도입을 계획한 이후 보잉사에서 지난해까지 6대를 생산했다. 이후 미국 현지 인수와 운용요원들의 교육을 거쳤다. 해군은 전력화 훈련을 통한 작전 수행능력 평가를 거쳐 내년 중반쯤 P-8A를 작전에 투입할 계획이다. 

P-8A 해상초계기 전술통제관이 전술훈련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그래도 부족한 해상초계기

 

P-8A 6대를 확보하면서 한국 해군은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응할 초계기 전력을 늘릴 수 있었다.

 

1970년대 미국에서 S-2E를 도입한 이래 프로펠러 기종을 사용했던 해군이 공군처럼 제트기 시대로 전환하는 것을 상징하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미래 전력운용과 주변국의 움직임 등을 감안하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해군은 1995년 신규 생산한 P-3C 8대, 2010년 중고 P-3B를 개조한 P-3CK 8대를 도입했다. 현재는 P-3CK 사양으로 모두 바뀌어 있다.

 

P-3C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미국산 초계기다. 한국이 들여온 P-3CK는 정박 중인 함정과 땅 위의 이동 표적도 식별할 수 있는 다목적 레이더를 갖고 있다.

 

하지만 도입된 지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2030년대부터는 P-3C를 대체할 기종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P-3CK 해상초계기가 경북 포항 해군항공사령부 활주로에서 이동하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일본은 자체 개발한 P-1과 미국산 P-3C를 합쳐 70여대의 초계기를 운용중이다. 양적·질적으로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일본이 해상초계기를 대거 띄워서 바다 위를 누빈다면 한국 해군의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국도 새로운 초계기 도입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최근 들어 주목받는 해저전(seabed warfare) 개념도 해상초계기의 중요성을 높인다.

 

지난 2022년 발트해에 있던 노드스트림 해저 파이프라인 파괴는 바다 밑에 있는 가스관과 통신 케이블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세계 구석구석을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해저 통신 케이블이 손상되면 국가적 혼란이 일어날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유럽 등에선 대책을 마련하는데 골몰하고 있다. 영국은 해군 함정과 P-8A 해상초계기를 투입해 해저 기반시설을 감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지난 2022년 P-3CK를 대체하는 해상초계기 사업 소요가 결정됐다. 요구되는 성능은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P-8A 추가도입과 더불어 국내에서 개발할 수송기(MC-X)를 토대로 국산 초계기를 만드는 방안, 외국산 기체를 들여와 국산 전자장비와 무장 등을 탑재한 초계기를 개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P-8A를 추가로 들여오면 후속군수지원과 교육훈련 등의 체계를 별도로 구축할 필요가 없다. 

P-8A 해상초계기 승무원이 대잠작전에 사용하는 소노부이를 점검하고 있다. 해군 제공

해상초계기를 국내에서 개발하는 것은 기술적으론 가능하다. 초계기를 만드는 것은 전투기보다 난도가 낮고, 전투기에 쓰인 무장제어 등의 기술을 초계기에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도 F-2 전투기를 개발한 뒤 P-1 초계기를 만들었다.

 

한국은 KF-21 전투기를 개발했고, 첫 양산 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백두 정찰기 개발사업을 통해 정보수집 등에 쓰일 전자장비를 항공기에 탑재·통합하는 방법도 익혔다.

 

파키스탄의 시 술탄 초계기처럼 항공기 플랫폼과 전자장비를 따로 사들여 체계통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파키스탄이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사를 통해 확보한 시 술탄 초계기는 비즈니스 제트기에 전자장비 등을 탑재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국산 항공기를 개발해서 전자장비와 무장을 탑재하는 ‘100% 국산화’를 달성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해경 초계기도 만들 수 있다. 다만 이같은 방식은 항공우주산업 진흥을 위한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북한은 한·미 해군을 위협할 수 있는 잠수함 전력을 유지하고 있고, 김군옥영웅함처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하는 잠수함을 새로 만드는 등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도 잠수함 전력을 증강하면서 해상초계기도 늘리고 있다. 

 

한국은 바다를 통한 교역에 경제를 의존한다. 넓은 바다를 지키고 감시할 해상초계기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은 이유다. 이에 따라 초계기 추가 도입이나 개발 관련 움직임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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