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의 한 공립 특수학교에서 교사와 사회복무요원들이 장애 학생을 여러차례 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 학생 학부모와 시민단체는 “가해자 분리와 피해자 상담 지원, 보호자 지원 등의 피해자 구제 조치를 즉각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23일 대구 성서경찰서와 피해 중학생 A군 부모 측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폭행 의혹을 받는 사회복무요원 3명과 특수교사 1명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됐다. 이에 경찰은 해당 사건을 대구경찰청에 이첩했다. 해당 의혹은 A군의 부모가 최근 학부모 간 교류 중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A군 몸 곳곳에서 폭행 흔적으로 의심되는 멍 자국들을 발견했다는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A군 부모는 지난 17일 대구 달서구 특수학교인 세명학교에 다니는 A군(발달장애)이 4명의 사회복무요원과 특수교사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을 인지했다. 손가락 골절과 구타의 흔적이 있는 상태의 학생 A군을 확인한 부모는 학교 내 폐쇄회로(CC)TV 공개를 요청했고, 이를 통해 폭행 사실을 확인했다.
A군 부모는 “2개월 전부터 얼굴의 상처와 몸의 멍을 발견해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학교 측에 몇 차례나 요청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토로했다.
A군 부모는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사회복무요원 3명과 특수교사가 A군을 교실에서 돌봄교실로 인계하는 과정에서 담당 사회복무요원들이 번갈아 가며 폭행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A군 어머니는 “한 공익요원이 구석으로 아이를 몬 뒤 발로 몸과 얼굴을 폭행했고, 아이의 몸에 올라타 종이를 말아 배를 여러차례 찌르고 있었다"며 "아무 저항도 할 수 없는 아이는 그저 얼굴을 막으며 울고만 있었다”고 전했다.
A군이 폭행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학교 측은 가해자로 지목한 4명을 학생들과 분리 조치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다른 피해 사례가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관련 실태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회복무요원 가운데 1명은 폭행 사실을 시인했지만 나머지 3명은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확보한 폐쇄회로(CC)TV를 분석 중”이라며 “아동복지법이나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A군 부모는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등 장애인 인권 단체들과 24일 대구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사건의 진상을 알리는 동시에 장애인 학생에 대한 폭력행위를 규탄하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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