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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허를 찔렸다”… 尹정부, 류희림 연임으로 공영방송 정상화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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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7-27 16:06:36 수정 : 2024-07-27 16: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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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허를 찔렸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식이다.”

 

최근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연임과 관련해 여당 소속의 한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은 이처럼 말했다. 이미 류 위원장에 대한 연임 이야기는 공공연한 사실이었지만, 형식과 방식 모든게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의미다. 여당에서조차도 속도전이라고 놀랄 만큼 류 위원장을 비롯한 이번 방심위원들의 대통령 위촉과 호선은 발빠르게 진행됐다. 인사청문회를 거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의 임명도 예측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방통위와 방심위의 전략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류 위원장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민주당으로서는 국회추천몫 6명가운데 야당추천몫 3명의 방심위원을 추천하기도, 안하기도 어려운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방심위 제공

27일 방심위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임기를 마친 류 위원장의 연임은 23일 결정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류 위원장과 강경필 변호사, 김정수 국민대 교수를 방심위원으로 위촉했다.

 

류 위원장은 이번 연임으로 방심위 출범 이래  첫 연임위원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류 위원장은 호선 이후 인사말을 통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는 하루라도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저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한 달 평균 2만여 건의 심의 민원이 제기되고 있고 경찰청 등 유관기관들에서도 민생 침해 심의를 지속적으로 요청 중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디지털 성범죄, 도박, 마약, 불법 금융정보, 불법 식의약품 등 심각한 민생 위협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특히 AI 기술을 이용한 딥페이크 가짜영상의 위협은 점점 강도를 더해가고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피해자의 수많은 디지털정보가 유포되고 있는 현실을 결코 외면해서 안 된다”고 방심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국민생활과 직결된 방심위의 심의가 하루라도 멈춰 선다면,국민들은 이들 위협 앞에 그대로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류 위원장은 “현재도 지상파 방송의 경우 심의가 1년 3개월 치나 밀려있는데, 지난 2021년에는 6개월,그리고 7년 전인 2017년에는 무려 7개월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출범이 지연된 탓”이라며 “하반기 재보선 때문에 당장 다음 달 중순까지 법정기구인 선거방송심의위원회를 출범시켜야 한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부재로 인한 위법 상태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류 위원장은 “이처럼 위원회 과제는 산적해 있는데 다음 달 5일이면, 여기 계신 두 분의 위원들이 추가로 임기를 마치신다”며 “따라서 이미 임기가 만료되신 분들을 포함해 후임 방송통신심의위원님들을 국회에서 관련법에 따라 신속하게 추천해 주시기를 간곡하게 요청드리고, 지금 위원들께서는 후임 위원 위촉 때까지 최선을 다해 활동에 임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이번에 류 위원장의 연임과 함께 방심위에 합류하게 된 강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울산지검 검사장, 대검찰청 부장 등을 지냈다. 김 교수는 한국방송(KBS) 피디 출신으로 2011년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라는 제목의 3부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이력이 있다. 류 위원장을 비롯해 3인 모두 보수성이 강한 인물로 윤 대통령의 공영방송 정상화 개혁의지가 드러난다는 평가다.

 

방심위원은 9명으로 구성되며 대통령, 국회의장,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각각 3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위촉한다. 관련법에는 대통령위촉 3명외에 6명은 국회의장이  원내교섭단체 대표들과 협의해서 3명을 추천하고 3명은 과방위에서 추천을 하는 것으로 돼 있다. 관련법에는 없지만 국회의장이 추천하는 후보 3명은 여당몫 2명, 야당몫 1명으로 구성되며, 과방위 추천 후보 3명은 여당1명, 야당 2명으로 하는 것이 지난 2008년 방심위 출범이래 지금까지 지켜온 관행이었다. 이에따라 전체적으로는 여권 6명, 야권 3명으로 여권과 야권 비율이 6:3으로 구성돼 왔다.

서울 양천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실. 뉴시스

현재 방심위에는 새로 위촉된 위원 3명과 다음달 5일까지 임기가 남은 김우석·허연회 위원이 있다. 이들 5명의 여권 추천 방심위원은 이날 바로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어 류 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호선했다.

 

논란은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추천 몫과 달리 아직 국회의장과 과방위 추천 몫의 위원은 위촉되기 전이라는 점에서 적절치 않았다고 비판한다. 국회 과방위 최민희 위원장은 류희림 연임은 원천무효라며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류희림의 방심위를 멈춰 세우겠다고 주장했다. 이후 방심위에도 항의 방문했는데, 이 과정에서 류 위원장의 퇴근 차량을 물리적으로 가로막는 바람에 다른 퇴근차량들이 출차를 못해 경찰이 출동하는 등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핵심은 임기만료 방심위원의 후임 방심위원을 순차적으로 위촉할수 있는지다. 지금까지는 관행적으로 대통령 추천과 국회 추천 등 9명의 방심위원은 각 기수마다 동시에 위촉돼 활동해왔다. 만약 순차적 위촉이 가능하다면 류 위원장이 이번 대통령 추천 몫의 2인과, 지난 기수의 잔류 방심위원 2인 총 5인이 호선을 했더라도 문제는 없다.

 

이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불가론과 국민의 힘이 주장하는 가능론이 공존한다.

 

방통위 설치법이 9인의 위원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명문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일부 위원의 위촉만으로는 위원회 구성 및 위원장 호선이 불가하다는 것이 불가론이다.

 

하지만 가능론은 당초 방통위 설치법 규정은 위원회 정수에 관한 사항에 불과하고, 실제 임기 만료 위원 발생 시마다 후임 위원 위촉을 통해 교차 임기제를 형성해 심의 공백을 방지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다는 점, 위원 추천권 행사의 해태 등으로 인한 결원 상태는 위원회 구성 완료 이후 일부 위원의 궐위 상황과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점을 들어 순차적 방심위원의 위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야당이 주장하는 5기나 6기 등 기수구분은 편의상의 구분이지 법 어디에도 새로운 기수가 출범할때는 정원 9명이 다 구성돼야한다는 규정이 없다. 이를 근거로 정부와 여당은 6기 위원장 호선에 5기위원이 참여한 것은 위법이라는 야당의 주장은 전혀 법적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방심위의 공백사태를 고려하면 현재 방심위와 정부는 순차적 위촉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방심위와 유사한 의결 구조를 지닌 방통위와 헌법재판소 등과 비교하면 임명권자의 임명이 보류된 상황에서 남은 위원이나 재판관이 회의 의결을 진행한 경우가 있다.

 

민주당에게도 풀어야할 숙제가 남아있다. 이미 야당 몫의 방심위원 3인에 대한 추천을 할 경우 류 위원장 체제의 방심위를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추천 몫 방심위원 6명 가운데 3명은 국회의장의 추천을 거쳐야하고 3명은 과방위 의결을 거쳐야한다.

 

이에 전체 9인 체제가 되기 위해서는 여당과 야당이 각 3인을 추천해 국회의장의 추천과 상임위 의결을 거친 뒤 이들 6인에 대한 윤대통령의 위촉절차를 거쳐야한다. 하지만 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국회상황에서 그동안 지켜온 국회추천 여야 3대3의 비율을 깨고 야당에 훨씬 많은 위원을 추천하거나 아예 6명 전원을 야당이 독식하겠다고 할 경우 윤 대통령은 최종 위촉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방심위원 9명 구성을 둘러싸고 여야가 장기간 대치할 우려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지난 22일 과방위 여당소속의원들이 국회는 임기가 끝나는 국회추천 6명에 대한 후보추천을 조속히 해줄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합의에 따라 지켜온 여야 3대3의 비율을 준수하라고 명시했다.

 

민주당이 방심위의 3인 체제를 문제 삼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6명의 후보 추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회가 후보추천을 하지 않고 3인 체제를 문제삼을 경우 비난을 받을 수 있어 야당으로서는 후보추천을 할 수도 안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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