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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주의역사저널] 북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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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7-29 23:16:59 수정 : 2024-07-29 23: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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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뭉크·노벨 등 익숙한 인물들
핀란드 독립 위해 러 총독 암살, 우리와 닮아

지난주 여름방학을 맞아 북유럽 4국(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을 여행하고 돌아왔다. 최근 북유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은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던 한국인 단체 관광객의 모습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 북유럽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사회복지가 잘된 나라,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 남녀가 평등한 나라 등이었는데, 실제 여행에서도 친절한 북유럽 사람들을 만나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와 북유럽 나라들의 인연은 1950년 6·25전쟁 때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가 의료 인력과 시설, 의약품 등을 지원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들 3개국의 시설 지원으로 1958년에 개원한 국립의료원은 현재에도 국립중앙의료원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경주에 있는 신라 고분 중 서봉총(瑞鳳塚)은 스웨덴 왕자 구스타브 아돌프가 이 무덤의 발굴에 참여한 인연 때문에 생긴 명칭이다. 스웨덴은 한자로 서전(瑞典)이라 표현했는데, 스웨덴의 ‘서’와 봉황 문양이 장식된 금관의 발굴에서 따온 ‘봉’자를 합성하여 ‘서봉총’이라 한 것이다. 구스타브 왕자는 1950년 구스타브 6세로 즉위하게 된다. 스웨덴은 한국인 입양아를 많이 받아들인 나라이기도 했다. 1991년에 상영된 영화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은 스웨덴에 입양된 수잔 브링크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고국의 친모를 찾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였다.

북유럽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적 인물도 다수 배출되었다. 인어공주, 벌거숭이 임금님, 미운 오리 새끼 등의 동화 작가 안데르센(1805~1875)을 널리 기억하게 하는 동상이 코펜하겐의 중심 광장에 세워져 있으며, 1913년 바닷가에 세운 인어공주상은 너무 작게 만들어 쉽게 찾기가 힘들었다. 우유와 요구르트로 유명한 덴마크는 친환경 국가의 이미지와 걸맞게 자전거가 대표적인 교통수단인 것도 인상적이었다.

노르웨이에는 ‘절규’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화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를 기념하는 뭉크미술관이 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9월9일까지 뭉크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어서, 뭉크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느낌이다. 스웨덴을 대표하는 인물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흔적은 스톡홀름의 중앙 광장에 있는 노벨박물관, 노벨상 시상식과 만찬이 열리는 스톡홀름 시청사에서 확인할 수가 있었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수상한 ‘노벨평화상’의 만찬은 스톡홀름이 아닌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사에서 거행하는 점도 특이하였다. 스톡홀름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1628년에 침몰한 ‘바사호’를 333년 만인 1961년에 인양한 후 조성한 ‘바사박물관’이었다. 오랜 시간에도 불구하고 거의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복원한 것이 놀라웠다. 이순신 장군이 제작한 거북선도 언젠가는 우리 앞에 나타나기를 기대해 보았다.

‘무민’ 캐릭터와 자일리톨로 우리에게 익숙한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는 러시아와 인접한 국가인 만큼 스웨덴이나 노르웨이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핀란드를 대표하는 민족주의 음악가 시벨리우스를 기억하게 하는 동상과 함께 파이프 오르간을 재현한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러시아의 지배를 받던 핀란드의 독립을 위해 러시아 총독을 암살한 핀란드인의 모습에서는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를 떠올렸다. 북유럽 여행을 통하여, 이 지역 역사와 우리의 연결 고리를 찾아볼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었다.

신병주 건국대 교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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