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마장마술 명인 황영식(38·대한승마협회)이 파리 올림픽 무대에서 새 파트너 델몬테와 함께 인생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 비록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들의 1년간의 여정은 그 자체로 승리였다.
황영식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전의 에투알 광장에서 열린 승마 마장마술 예선 경기에서 70.000%로 C조 10명 중 5위를 기록하며 아쉽게 탈락했다.
2010 광저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식의 파리 올림픽 도전은 순탄치 않았다. 약 1년 전, 함께 준비하던 말 블루베리 드림이 갑작스러운 병으로 세상을 떠난 게 컸다. 평생의 목표였던 올림픽을 앞두고 새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난관에 부딪힌 것이다.
“그때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죠.” 황영식은 블루베리 드림과의 이별 후 델몬테를 만났고,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을 만큼의 호흡을 만들어냈다.
황영식은 “파리 올림픽까지 나와 델몬테가 맞추는 시간이 더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올림픽 무대에서 70.000%를 받았다는 게 정말 뜻깊다”며 “호흡을 맞춘 기간에 비하면 우리가 정말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황영식은 경기 후 델몬테의 목을 쓰다듬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황영식은 말과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승마는 스포츠라기보다는 예술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말을 열심히 타고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말을 행복하게 해줄 방법을 알아야 하는 거죠.”
비록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황영식과 델몬테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황영식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다. 델몬테와 나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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