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8강전 승전고를 울리며 한국 여자 복싱 선수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수확한 전남 화순 출신 임애지(25·전남 화순군청)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전남 화순군 체육회에 따르면 화순에서 태어나 화순중·전남기술과학고·한국체대를 졸업한 임애지는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체력과 기량을 자랑했다. 임애지가 복싱계에 발을 들인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무렵부터였다. 취미로 다니기 시작한 동네 복싱 체육관은 임애지의 인생을 바꿨다.
그는 당시에 발빠르게 움직이는 권투 스텝을 단기간에 마스터하며 뛰어난 운동신경을 보였다.
마라톤 선수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달리기를 곧잘했던 임애지의 육상 경력과 탄탄한 체력도 복싱을 빠르게 배우는데 한몫했다.
그는 드문 사우스포(왼손잡이) 복서로서 날카로운 카운터(뒷손 공격)와 빠르고 경쾌한 스텝이 두각을 나타냈다.
임애지는 본격적으로 중학교 2학년부터 복싱 선수의 꿈을 가졌는데, 당시 다니던 중학교 복싱팀 내에 여자중등부가 따로 없던 탓에 다니던 권투 체육관에서 훈련을 했다.
뛰어난 기량을 보이면서도 부지런했다. 부단한 훈련과 꼼꼼한 경기 피드백도 놓치지 않았다.
매일 기상 이후 새벽 1시간30분 동안 중·단거리 달리기 훈련, 방과 후에는 4시간 동안 체육관에서 줄넘기와 샌드백 훈련에 전념했다. 훈련을 거르는 날은 없었다. 복싱팀 남학생들과 체력으로 겨뤄도 뒤지지 않았다.
경기 전에는 촘촘한 상대 선수 분석과 전략을 세웠고, 경기 이후에도 보완할 부분을 빼곡이 기록했다.
힘들 때 밀어주고 당겨주는 화순 출신 박초롱 선수·박지선 코치와 같은 든든한 여선배도 버팀목이 돼 줬다.
임애지의 구슬땀은 '2017년 세계유스여자복싱선수권대회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냈다.
전남도대표 선수로 활동하던 임 선수는 60㎏급 결승전에서 이탈리아 선수를 꺾고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최초 세계대회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여자 복싱의 새 역사를 장식했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에서 고배를 마시며 한때 침체기도 찾아왔다.
임애지는 고강도 훈련과 촘촘한 코칭을 통해 주무기인 '날렵한 스텝'을 회복하며 경기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파리올림픽이라는 두번째 티켓을 손에 넣으며 재도약에 나섰고, 이날 여자 복싱 54㎏급 8강전에서 콜롬비아 마스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 선수를 상대로 3대 2 판정승까지 거뒀다.
12년 만에 한국 복싱 올림픽 메달이자 여자 선수 최초 올림픽 메달 주인공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임애지의 중·고등학생 시절 지도자 박구 화순군청 복싱팀 감독은 “중학교 때부터 스텝과 공격을 하고 재빠르게 방어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복싱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고 전했다.
또 “값진 노력의 결실을 맺어 기쁘다”며 “임애진 만의 장점을 살려 나간다면 다음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우리 나라를 빛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애지는 4일 오후 11시34분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