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치매 노인을 발견해 생명을 살린 부산경찰청 수색견에 공로패가 수여됐다.
부산경찰청은 과학수사대 사무실에서 수색구조견(체취증거견) ‘야크’(말리노이즈·5세)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고 9일 밝혔다.
야크는 체취증거견으로, 발달한 후각 능력을 활용해 고유의 냄새를 맡게 해 여러 증거물을 검색, 수집하는 수색구조견 중 수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개다.
경찰은 2012년 처음 과학수사에 체취증거견을 도입했다. 이 개들은 주로 범인 검거, 실종자 수색, 산악·수상 구조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긴급 상황에서 여러 활동을 해왔다.
앞서 지난달 27일 오후 3시30분쯤 부산 동래구에서 치매를 앓던 A씨(70대)가 집을 나갔다. A씨의 부인이 외출 후 귀가해 보니 남편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됐고 밤새워 기다렸으나 돌아오지 않자, 다음날 바로 112에 신고했고 경찰의 수색이 시작됐다.
경찰은 주거지 인근 150여곳의 방범용·사설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을 분석해 동선을 추적했다. A씨가 27일 밤 10시15분 금정산 산성로로 걸어가는 모습을 확인한 경찰은 기동대, 형사 등을 동원해 등산로 주변을 수색했다. 수색 사흘째인 31일 오후 1시에는 부산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수색견 야크가 투입됐다.
다음날인 1일 오전 6시쯤 금정산 중턱에서 A씨의 슬리퍼가 발견됐다. 이 일대를 집중중적으로 수색하던 중 7시40분쯤 야크가 숲속에서 탈진 생태로 쓰러진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병원으로 후송 후 보호자에게 인계했다. 야크 덕분에 노인은 엿새째 만에 가족 품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다.
야크는 2022년 8월 피해자 2명을 둔기로 내려치고 산으로 도주, 숲속에서 은신 중이던 살인미수 피의자를 다른 수색견과 함께 추적해 찾아내기도 했다.
야크는 이번 실종 치매노인 구조 공적뿐만 아니라 지난 3년간 무려 41차례 출동해 10여 건의 중요 사건을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공로패를 받게 됐다. 실종경찰 수색구조견이 공로패를 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날 행사에는 야크와 함께 구조, 수색 활동을 펼치는 핸들러 경찰이 나와 공로패를 받았다. 부상으로 야크에게는 평상시 좋아하는 오리 육포 간식과 함께 격려금으로 특별 제작한 케이크가 수여됐다.
현재 15개 시도 경찰청에서 총 29마리의 체취견이 활약을 펼치고 있다. 부산경찰청에선 야크 외에도 ‘덕삼이’(2세)가 여러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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