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꾸준히 만남을 이어가겠습니다." (견우 3호)
"적극적으로 표현했더니 결국 사랑을 쟁취해 갑니다." (직녀 9호)
전국 각지에서 모인 30대 미혼 남녀 20명이 '짝'을 찾기 위해 강원 양양군으로 향했다.
다만 장소가 조금 특별하다. 해수욕장이 아닌 바로 양양 낙산사, 절이다.
이들은 대한불교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주최한 '나는 절로' 5기 참가자들로 지난 9∼10일 낙산사에서 만남을 가졌다.
재단은 2012년부터 개최한 '만남 템플스테이'를 지난해 하반기 '나는절로'로 명칭을 바꾼 뒤 대중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기수에는 총 1천510명이 지원,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남자는 70.1대 1, 여자는 77.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곳에 올 수 있었다.
이번 기수는 음력 칠월칠석(8월 10일)을 맞아 개최돼 의미를 더했다.
이에 남성 참가자들에게는 견우, 여성 참가자들에게는 직녀라는 호칭이 부여됐다.
템플스테이와 소개팅을 결합한 컨셉답게 프로그램도 독특했다.
입재식, 식사 공양, 사찰 탐방 등 템플스테이의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소개팅 프로그램을 일정 중간중간에 가미했다.
특히 최종 선택을 앞두고 9일 저녁 진행된 차담은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모든 참가자는 15분씩 서로를 바라보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결국 이번 기수에서는 총 6쌍의 커플이 탄생, 역대 최고 성사 비율(60%)을 달성했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참가자들은 진심으로 프로그램에 임했고 최종 커플로 이어질 수 있었다.
충청남도 당진에서 온 견우 3호와 서울 관악구에서 온 직녀 9호도 이날 커플이 됐다.
견우 3호는 "처음 본 분과 마음이 맞는 게 쉽지 않은데 이렇게 또 서로 마음이 통했다는 게 신기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만남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직녀 9호는 "호감이 가는 이성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짝을 찾게 도와주신 행사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혹여 커플이 되지 못했더라도 상관은 없다.
짝을 찾지 못한 참가자들은 소중한 '인연'을 얻어갔다.
견우 1호는 "굳이 이성이 아니더라도 많은 분을 만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정말 알찬 프로그램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9일 현장을 찾아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주 부위원장은 "반려자를 만나는 것은 개인의 영역이지만 다양한 현실의 장애물을 걷어주고 디딤돌을 놓아주는 것은 국가가 할 일"이라며 "정부는 적극 노력할 테니 여러분은 인연을 쌓아달라"고 말했다.
재단 사무처장 덕운스님은 10일 회향사에서 "커플이 되신 분들은 훗날 더 좋은 결실을 보시길 바란다"며 "혹시 커플이 되지 못하신 분들은 더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고 격려했다.
'나는 절로' 다음 기수는 오는 10월 전라남도 장성 백양사에서 진행되며 연말에는 참가자들 간 총동창회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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