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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끝나자마자… 프랑스 야당 “마크롱, 총리 임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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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13 11:00:00 수정 : 2024-08-13 13: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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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이유로 총리 임명 미뤄 온 마크롱
더는 버티기 어려워… 심사숙고 중인 듯

파리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프랑스 좌파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어서 새 총리를 임명해 총선 민심을 반영한 새 정부를 구성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지난 7월 총선에서 좌파 연합 신인민전선(NFP)은 중도 집권당을 누르고 하원 다수당이 됐다. 그간 “올림픽을 잘 치르는 것이 먼저”라며 버텨 온 마크롱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비록 올림픽은 끝났지만 파리에선 오는 28일 패럴림픽이 개막해 9월 초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12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사회당 클로에 리델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올림픽이 종료한 만큼 대통령은 신속하게 새 총리를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파리 올림픽은 전날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프랑스는 금메달 16개, 은메달 26개, 동메달 22개를 따내며 미국, 중국, 일본, 호주에 이어 5위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리델은 “지금과 같은 상태로는 더 이상 국가 기관들을 운영할 수 없다”며 “당장 2025년도 예산안부터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총선에서 마크롱이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은 점을 분명하다”며 “새 총리는 당연히 선거에서 이긴 NFP에서 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당은 녹색당, 공산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등과 더불어 NFP에 참여하고 있다. NFP는 좌파 성향의 루시 카스테트 파리시 재무국장을 새 총리 후보로 내정해 올림픽 개막 전부터 마크롱에게 임명을 촉구해왔다.

 

7월 총선에선 NFP가 193석으로 원내 1당이 되었다. 마크롱의 중도 집권당은 164석으로 2위에 그쳤고,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이 143석을 얻어 3위로 약진했다. 문제는 하원 전체 577석의 과반(289석 이상)을 확보한 단일 세력은 없다는 점이다. 일단 마크롱이 임명한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총선 후 사의를 밝혔다. 마크롱은 이를 받아들이면서도 “새 정부 구성 전까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프랑스는 곧 물러날 총리가 일상적인 행정 업무만 처리하며 정부를 이끄는 어정쩡한 상태에 놓여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11일(현지시간) 열린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해 양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마크롱 오른쪽은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 왼쪽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NFP는 과반 여부와 상관없이 원내 1당이 총리를 배출하고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원칙에 부합한다는 주장을 편다. 하지만 마크롱은 NFP에 속한 LFI 같은 극좌 세력의 집권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올림픽 기간 마크롱은 중도 집권당을 중심으로 새로운 연합을 형성하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좌파 및 극우 진영에서 이탈한 의원들을 끌어들여 집권당의 외연을 확장함으로써 원내 과반의 지지를 얻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좌파 진영에선 “좌파의 분열을 획책하는 것으로 실현 불가능한 방안”이라고 비판한다.

 

일각에선 패럴림픽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마크롱이 ‘버티기’를 계속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는다. 파리 패럴림픽은 오는 9월8일 끝난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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