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 남풍 불면서 비…천둥 동반 비 내려도 기온 안 떨어져
올여름 열대야일, 평년의 3배 수준…역대 열대야 1위 경신 유력
말복을 지나 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일 때가 찾아왔지만 올해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재차 세력을 넓히며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말복인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대기 상층 티베트고기압과 동해상에 중심을 둔 고기압에 겹겹이 덮여 무덥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남쪽에는 차고 건조한 저기압 소용돌이가 발달해있다.
이 소용돌이가 점차 북진하면서 대기 하층 공기가 햇볕에 달궈지며 불안정해진 대기를 더 불안정하게 만들어 곳곳에 소나기를 부르겠다.
소나기는 강수량이 많게는 5~60㎜에 달하겠으며 거세게 쏟아질 때는 시간당 강수량이 20~30㎜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돌풍과 천둥, 번개도 동반되겠다.
한반도 주변 기압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무더위가 이어지게 만든 요인 중 하나인 동해상 고기압 남동쪽, 즉 일본 남동쪽에서 태풍 등 열대저기압이 반복해서 발달하고 있다. 적도에 자리한 고기압에서 수증기가 지속해서 유입되기에 이 지역에 열대저기압이 발달하기 좋은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
현재는 제7호 태풍 암필과 제8호 태풍 우쿵이 일본 남동쪽에서 북동진 중이다.
태풍 암필은 일요일인 18일 오전까지 태풍으로서 세력을 유지하다가 19일 오전께 온대저기압으로 약화하는 등 소멸 과정을 밟겠다.
암필이 소멸하면 이 태풍보다 동쪽에 자리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다시 서쪽으로 세력을 확장해 암필이 지나간 자리를 차지하겠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다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북태평양고기압 서진에 맞춰 우리나라 서쪽에서 기압골이 발달하겠고 이 기압골과 북태평양고기압 사이로 고온다습한 남풍이 불어들 전망이다.
이에 19일 제주를 시작으로 20일엔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이 비가 무더위를 물리쳐주리라 기대하기는 어렵겠다.
고온다습한 남풍에 유도되는 비라서 비가 내린다고 기온이 크게 하강하지 않겠으며 비가 그친 뒤 북태평양고기압이 거듭 확장해 무더운 상태가 유지되겠다.
태풍 암필 소멸 후 북태평양고기압 확장세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선 현재 수치예보모델마다 달리 예상한다.
영국 기상청 통합모델(UM)의 경우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쪽으로 강하게 확장할 것으로 보고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모델이나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은 확장 속도가 비교적 느릴 것으로 예상한다.
북태평양고기압 확장세 등에 따라 향후 기압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19~20일 비 관련 정보를 얻으려면 최신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13일까지 전국 평균 열대야일(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은 14.8일로 평년(1991~2020년) 같은 기간 열대야일(5.2일)의 3배에 가깝다. 한동안 열대야가 지속할 수 있어 역대 열대야 1위(1994년 16.8일)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13일까지 폭염일(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은 전국 평균 16.1일로 평년 같은 기간(8.7일)의 2배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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