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팔이’와 ‘이재명 대통령 안 된다’ 등 발언 논란에 표 깎인 것으로 보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탈락으로 이번 전당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에게 ‘반명(반이재명) 유튜브 패널이나 하라’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 전 의원이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저를 반대했던 분들조차도 민주 진보 진영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이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글에는 ‘인과응보’라는 댓글이 달렸다. 경선 기간 자신을 응원해준 이에게 감사하다며 ‘다시 뵐 날을 기다리겠다’는 인사도 이 글에 포함됐는데, ‘앞으로는 민주당의 선출직으로 나설 생각을 하지 말라’는 지적 댓글도 보인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지역 순회 첫 경선이었던 지난달 20일 제주 경선만 하더라도 19.06%의 득표율을 보여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지만, 마지막 지역 경선인 지난 17일 서울 경선에서는 8.61%까지 뚝 떨어졌다. 결국 정 전 의원은 최종 집계 11.70% 득표율로 당선권인 5위 밖에서 밀려나 6위에 머물렀다.
초반 선두를 달리던 정 전 의원의 탈락은 전대 중반부에 불거진 ‘명팔이(이재명 팔이)’ 발언 논란 등과 무관치 않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는 “‘이재명 팔이’를 하는 무리를 뿌리 뽑겠다”며 “전당대회가 끝난 후 본격적인 당의 혁신이 시작될 것”이라고 자신했었다. 차기 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당의 통합을 저해하는 암 덩어리인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는 강도 높은 비판이었다.
다만, ‘이재명을 위한다면서 끊임없이 내부를 갈리치고 있다’는 말을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누구를 향한 비판이냐는 현장 질문에는 “누구나 알 만한 사람들”이라며 “전당대회가 끝나면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만 답해 오히려 모호한 표현으로 스스로의 표를 깎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명팔이’ 발언 후 제기된 경쟁자들의 집중 공세에 정 전 의원은 ‘이재명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며 의도치 않게 ‘비명(비이재명)계’가 돼 억울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과 선두 경쟁을 펼치다 수석 최고위원에 등극한 김민석 최고위원은 19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본인도 누구라고 특정을 안 하고 애매했던 것 같다”며 “표현은 강한데 막상 내용이나 실체는 불명확해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짚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이 사석에서 ‘이재명 전 대표는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던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의 라디오 발언 후 불거진 논란에 “했다”면서도, 진의가 과장됐다며 식은땀을 흘렸다. ‘이재명의 복심’을 내세우며 실세 놀이하는 극소수 인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고, 이재명 대표를 지켜야 한다는 애정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는 게 그의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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