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와 롯데의 2024 KBO리그 맞대결이 펼쳐진 2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이날 KIA의 선발로 나선 ‘대투수’ 양현종은 경기 전까지 개인 통산 2046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이 부문 1위인 송진우(전 한화, 2048개)에 단 2개 차. 이날 3개만 잡아내면 송진우를 넘어 KBO리그 역사상 탈삼진을 가장 많이 기록한 선수로 등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양현종은 1회부터 ‘삼진쇼’를 펼쳤다. 선두타자 황성빈을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삼진으로 돌려세워 10시즌 연속 100탈삼진의 기록을 먼저 달성해냈다. 이는 이강철 KT 감독과 장원준(전 두산)에 이은 KBO리그 역대 3번째 기록이다. 2회 무사 1루에서는 나승엽을 상대로 절묘한 바깥쪽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내며 통산 2048탈삼진으로 송진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KIA가 3-0으로 앞선 3회초 2사 1루. 롯데 타석엔 윤동희가 들어섰다. 양현종은 초구를 던졌다가 윤동희에게 왼쪽 폴대를 살짝 벗어나는 큼지막한 ‘파울 홈런’을 맞았다. 흔들릴 법 했지만, 양현종은 볼카운트 1B-2S에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시속 143㎞짜리 높은 직구를 던졌다. 윤동희는 눈앞을 스쳐 들어오는 이 공을 참아내지 못하고 헛스윙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양현종이 KBO리그 역사상 탈삼진을 가장 많이 잡은 투수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양현종의 기록을 넘을 선수는 당분간 나오기 힘들어 보인다. 이 부문 통산 3위인 김광현(SSG)가 1849개를 기록 중이지만, 양현종과 동갑내기라 선수 생활을 비슷하게 끝낸다고 하면 지금의 격차를 따라잡기 쉽지 않다. 김광현 아래의 현역 선수는 통산 14위인 류현진(한화, 1351개)이다.
대기록 달성 후에도 양현종은 쉬지 않았다. 4회에는 나승엽과 전준우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5회에는 고승민과 황성빈을 삼진 처리했다. 이날 삼진 7개를 잡아낸 양현종은 통산 2053탈삼진으로 경기를 마쳤다.
승리투수까지 됐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롯데 타선은 대기록을 헌납한 대신 양현종에게 홈런포 두 방을 뺏어내며 승리까진 내주진 않았다. 양현종은 3-0으로 앞선 5회 1사 후 노진혁에게 솔로포를 맞았고, 2사 1,2루에선 손호영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실투성으로 몰려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했다.
다만 KIA 타선은 5회 1사 2루에서 김선빈이 동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양현종이 패전 투수가 되는 것은 막아냈다. 5회까지 69구를 던진 양현종은 더 던질 수 있었지만, 6회부터는 마운드를 곽도규에게 넘기며 이날 경기를 끝마쳤다. 기록은 5이닝 7피안타(2홈런) 4실점.
이후 양팀은 치열하게 맞붙었다. 롯데는 6회 선두타자 전준우가 곽도규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5-4로 앞서나갔다. KIA도 7회 상대 실책과 김도영의 안타, 소크라테스의 뜬공으로 만든 1사 2,3루 기회에서 나성범의 희생플라이로 5-5 동점을 만들어냈다.
뒷심에서 앞서는 것은 선두 KIA였다. 8회 2사 후 변우혁의 2루타와 폭투에 이어 박찬호의 3루 땅볼을 롯데 3루수 손호영이 포구 실책을 저지르면서 6-5로 역전에 성공했다. KIA는 9회 마무리 정해영을 마운드에 올렸고, 정해영은 1피안타 무실점으로 KIA 6-5 승리를 지켜냈다. 5연승을 달린 KIA(69승2무46패)는 2위 삼성(64승2무53패)과의 승차도 6경기로 벌렸다.
청주에서는 NC가 한화를 8-2로 제압하며 11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잠실에서는 SSG가 LG를 5-1로 누르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두산은 포항에서 삼성을 5-2로 이겼다. 두산의 마무리 김택연은 16세이브를 쌓아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을 세웠다. 수원에서는 KT가 키움을 5-0으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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