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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해서 그림판으로 뚝딱”…위조 외출증으로 PC방 간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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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24 13:19:03 수정 : 2024-08-24 13: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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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증 위조도 모자라 동료 병사 지갑까지 털어
5차례 평일에 유유히 외출…4번은 피시방 가서 4시간씩 게임

위조한 외출증으로 군부대를 무단으로 이탈한 이들이 잇따라 재판장에 섰다. 재판부는 가벼운 마음으로 했을지 몰라도, 피고인의 범행이 군 기강을 해치고 공문서위조라는 엄중한 범죄라고 질책했다.

 

창원지법 형사3단독 박기주 부장판사는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사회봉사 80시간도 명령했다. A씨는 군 복무 중이던 지난해 2월 경기도 평택시 한 군부대에서 몰래 위조한 외출증으로 부대 밖을 나가고 총 4회에 걸쳐 112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연합뉴스

A씨는 행정병 컴퓨터에 저장된 외출증 양식 파일을 열어 출력한 뒤 상관 도장을 찍어 외출증을 위조했다. 이후 위조 외출증을 이용해 부대 밖으로 나온 뒤 평택시 인근에서 약 11시간10분 동안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한 뒤 복귀했다. 또 2022년 9월부터 11월까지 현금이 든 동료 병사 지갑과 현금을 몰래 훔치기도 했다.

 

특별외출증을 스캔 후 그림판 프로그램에서 날짜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위조하게 한 뒤 이를 이용해 부대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일도 있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김도형 부장판사는 공문서위조 교사, 위조공문서행사, 무단이탈 혐의로 기소된 A(23)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예비역인 A씨는 2023년 6월16일 원주시 소초면의 한 공군부대에서 복무 당시 동기에게 위조하도록 한 특별외출증을 초병에게 제시하는 수법으로 같은 해 7월26일까지 5차례에 걸쳐 위조한 외출증으로 소속 부대를 무단이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위조 요청을 받은 A씨의 부대 동기는 정상 발급받은 특별외출증을 스캔 후 업무용 인트라넷 노트북을 이용해 스캔 파일을 연 뒤 그림판 프로그램으로 외출증에 적힌 기간의 날짜·시간을 변경, 프린터로 출력해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위조한 특별외출증 5장을 이용해 네 차례는 부대 인근 피시방에서 4시간씩 게임을 즐겼고, 한 차례는 부대 인근 조부의 집에 병문안을 다녀온 사실이 공소장에 담겼다. 위조 외출증으로 피시방을 찾은 것은 주로 수요일과 금요일이었다.

 

특별외출은 면회·포상·병원 진료·평일 외출 및 기타 특별한 사정으로 일과 중 또는 일과 종료 후 지휘관이 병사에게 개별적으로 허가하는 외출이다. 평일 외출 허가권자는 중대장 이상 지휘관이며, 평일 외출 시행 전에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A씨는 부대장의 허가 없이 위조 외출증으로 부대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으로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했을 이러한 행위가 군 기강을 해이하게 함은 물론 국방 전력에 큰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공문서위조와 및 동행사죄는 징역형만 규정돼 있을 정도로 무거운 범죄”라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초범이고 분리 선고된 초소침범죄로 군사법원에서 처벌받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상급 법원에 항소했다. 한편 군사법원은 분리 기소된 A씨의 초소침범죄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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