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기쁨의 눈물…“법원 결정에 감사의 마음”
“재발 방지까지 갈 길 멀어…강도 높은 보강수사”
2022년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업체 대표 첫 구속
법원 “혐의사실 중대”…아들 총괄본부장도 구속
공장 화재로 23명의 근로자가 사망한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28일 구속됐다. 이는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업체 대표가 구속된 첫 사례다.
박 대표의 구속 소식이 알려지자 유가족들은 법원 판결에 감사하면서도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판결에 기뻐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삐뚤어짐이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아리셀 산재 피해 가족협의회와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는 29일 오전 성명문을 통해 “오늘 법원의 결정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구속 결정 소식에 많은 유가족이 기쁨의 눈물을 쏟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갈 길이 먼 유가족들의 현실 앞에 이번 수원지법의 결정이 좋은 영향으로 작용하길 바란다”며 “밝혀진 진상과 그에 부합하는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까지 갈 길은 여전히 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 수사기관은 강도 높은 보강 수사와 조사를 통해 박순관과 그 일당의 범죄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날 수원지법 손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박 대표에 대해 “혐의 사실이 중대하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그동안 업체 대표를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을 이유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사례들은 있었으나 구속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손 부장판사는 산업안전법 및 파견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을 받는 박 대표의 아들 박중언 총괄본부장에 대해서도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함께 영장이 청구된 인력공급업체 한신다이아 경영자 정모씨와 아리셀안전관리팀장 박모씨 등 2명에 대해선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노동부와 경찰은 이달 23일 수사 결과 합동 브리핑을 열고 박 대표 등 4명에 대해 사전 구속 영장을 각각 신청했다.
지난 6월24일 오전 10시30분쯤 화성시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불이 나 중국인 근로자 17명 등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수사 결과 아리셀은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비숙련 근로자를 제조 공정에 불법으로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 전지가 폭발 및 화재에 영향을 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아울러 비상구 문이 피난 방향과 반대로 열리도록 설치됐고, 항상 열릴 수 있어야 하는 문에 보안장치가 있는 등 대피경로 확보에도 총체적 부실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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