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이 넉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빨라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3조605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겼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대기 상태인 자금을 말한다.
폭락장이었던 지난 달 5일(59조4876억원) 예탁금은 60조원에 육박하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한 달 만에 6조4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도 199조6751억원으로 지난 달 5일(28조3371억원) 보다 8조6000억원 가량 줄었다. MMF는 만기가 짧은 국고채나 기업어음(CP) 등 단기물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도 급감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같은 기간 19조2941억원에서 17조8441억원으로 1조4000억원 가량 줄었다. 신용잔고가 17조원대까지 떨어진 이후 올해 2월16일(17조9490억원) 이후 반년 만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개인 채권 순매수액도 3조3343억원으로 월별 기준으로 최저치 기록했다.
금투세 폐지 여부를 놓고 정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개미들의 투자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을 반영하며 빠르게 회복하던 국내 증시는 2600선 중후반에서 박스권에 머물러있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첫 여야 대표회담을 열고 금투세 관련 제도 개편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세부적인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한 대표가 "1대99 식의 국민 갈라치기 정치 프레임은 개미 투자자 모두가 피해를 본다"며 폐지를 주장했지만, 관철되지 못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여야 간 금투세 폐지 또는 유예 공방이 지속되며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9월 매크로 지표 확인, 미 대선 후보자 토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이벤트를 소화하며 증시의 불확실성이 완화되기 시작하면 시장의 눈은 다시 미래 실적 전망,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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