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2차관 “응급실 409곳 중 406곳 24시간 운영, 붕괴 상황 아냐”

군의관·공보의 위기 응급실 우선 배치

정부는 전공의 이탈 여파로 추석을 앞둔 전국 병원의 응급실이 위기상황에 직면했다는 지적에 대해 응급실 붕괴상황은 아니라며 이미 발표한 조치의 후속절차에 서두르고 군의관·공중보건의를 위기 상황 응급실에 우선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2일 응급의료 일일브리핑 시작을 알리면서 “전반적인 응급의료 역량을 종합적으로 볼 때, 일부 어려움은 있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2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응급의료 등 비상 진료 대응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차관은 특히 “409개의 응급실 중 99%인 406개소는 24시간 운영하고 있고 6.6%인 27곳은 병상을 축소 운영 중”이라며 “다만 전공의 이탈로 응급실에 근무하는 전문의, 일반의, 전공의 등 의사가 평시 대비 73.4% 수준이지만 군의관, 공보의, 진료지원(PA)간호사, 촉탁의 채용 등으로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했다. 권역·지역의 180개 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전문의도 지난해말 1504명에서 지난달말 1587명으로 105% 수준으로 오히려 늘었지만 전공의 500여명 이탈로 의사 부족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일각의 주장처럼 응급실 근무 인원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의 후속진료 가능여부 분석결과 진료 가능기관이 8월 5주 102개소로 평시(109개소) 대비 7곳 감소했다”며 “평일평균 응급실 내원 환자는 평시 1만7892명에서 8월3주에 1만9783명으로 증가했고, 경증·비응급 환자도 평시 8285명에서 8월3주에 8541명으로 증가했다”고 했다.

박 차관은 전국병원의 응급실 위기상황도 심각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날 기준 “건국대 충주병원,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의 응급실이 단축 운영하고 있다”며 “건국대 충주병원은 7명 전원 사직 예정이었으나 지자체·병원 설득으로 2명이 복귀해 당초 응급실 운영 중단 위기가 있었으나 지금은 야간과 주말에 운영 제한이 있다”고 했다. 이어 “강원대병원과 세종 충남대병원은 오늘부터 성인 야간 진료가 제한되지만 추석 연휴 기간에는 정상 운영 예정”이라면서 “아주대병원은 지난 수요일 운영이 중단됐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며, 휴진없이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병원 응급실 앞으로 구급대원과 환자가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정부는 추석 연휴 응급실 비상 대응과 관련해 군의관·공보의 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 차관은 “정부는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기관을 중심으로 군의관, 공중보건의사 등 인력을 핀셋 배치하고 인근 권역의 응급센터를 활용하는 등 중증·응급 환자 진료 차질 최소화를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며 “현재 당면한 응급의료의 문제는 의료인력 부족 등 오랜 기간 의료개혁이 지체되면서

누적된 구조적 문제다. 전반적인 의료개혁이 병행돼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구체적으로 “범정부적인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 당면한 응급의료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겠다”며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250% 가산 △수술·처치·마취 등 응급실 후속진료 행위 200% 가산 등 이미 발표한 조치들의 후속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응급실 운영이 일부 제한된 병원에 군의관 15명을 4일 배치하고 9일부터 파견될 235명의 군의관·공보의를 위험기관 중심으로 집중 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응급의료 대응조치에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군의관, 공보의를 아무리 데려와도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면서 “우리 응급실에도 공보의가 있지만 환자동의서만 받고 있다. 교육이 전혀 안돼 있어서 응급실 환자 진료에 투입하면 문제만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재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