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4603명 대상 설문 결과
93% “월급 불만족”… “만족” 0.7%
신규교사 평균 실수령액 231만원
“10년 차 돼도 290만원 불과” 토로
낮아진 교권·열악한 처우… 퇴직↑
교총 “젊은 교사들 미래 불안 가중
교직 이탈 방지 수당 현실화돼야”
3년차 초등학교 교사 A씨는 매달 통장에 약 250만원의 금액이 찍힌다. 기본급 232만4400원에 수당 등을 더하고 기여금 등을 뺀 ‘실수령액’이다. A씨는 “혼자 쓰기에 큰 어려움이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내년에 결혼을 앞두고 있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남자친구와 결혼 얘기를 하며 서로의 월급을 공개했을 때 약간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돈을 보고 선택한 직업은 아니지만, 일이 힘들거나 생활이 버거울 때면 ‘내가 왜 힘들게 교사가 됐나’란 생각에 허탈하다”고 말했다.
20·30대 교사 10명 중 9명은 ‘월급’ 때문에 이직을 고민한다는 교원단체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열악한 처우에 교단을 떠나는 젊은 교사가 늘고 있어 교사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달 20·30대 유·초·중·고 교사 46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월급에 만족한다는 비율이 0.7%에 그쳤다고 3일 밝혔다. ‘매우 불만족’은 65.0%에 달하는 등 92.9%가 월급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월급 때문에 이직을 고민한 적 있다는 비율도 86.0%나 됐다.
교육계에 따르면 초임 교사가 받는 기본급은 올해 기준 219만3500원(8호봉)∼224만7400원(9호봉) 수준이다. 여기에 담임수당 등 각종 수당이 추가되지만, 기여금 등 월급에서 빠지는 금액도 많아 입직 후 수년간 실수령액은 200만원대인 경우가 많다. 교총에 따르면 신규 초등 교사의 임금 실수령액은 평균 231만원으로,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가 조사한 2023년 비혼 단신 근로자(1인 가구) 생계비(246만원)보다 적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남지부 청년위원회는 “1년 차 기본급(219만3500원)을 최저임금 기준으로 나누면 최저 시급(9869원)보다 약 754원 높은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경기의 한 중학교 교사는 “10년 차인데도 실수령액이 290만원가량”이라며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 있는데 사회가 알아주지 않는다는 생각도 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교사는 “어릴 때부터 교사가 꿈이었던 이들도 많은데 다른 것도 아니고 경제적인 이유로 그만둬야 하나 고민된다는 사실 자체가 슬프다”고 말했다.
실제 교단을 떠나는 젊은 교사는 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퇴직한 10년 차 미만 초·중·고 교사는 2020년 448명, 2021년 466명, 2022년 531명, 2023년 576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퇴직한 교사 중 5년 차 미만도 369명에 달했다. 낮아진 교권에 대한 실망감과 열악한 처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교총의 조사에서 20·30대 교사들은 ‘우수 교원 확보를 위해 시급한 과제’로 ‘교권 보장’(37.5%)보다 ‘확실한 처우개선’(53.9%)을 우선으로 꼽았다. 최근 공무원보수위원회가 제시한 내년 보수인상률(5급 이상 2.5%, 6급 이하 3.3%)에 대해선 ‘만족한다’는 응답이 1.1%에 그쳤다. ‘물가인상률(7.2%) 이상 인상돼야 한다’는 응답이 55.7%로 가장 많았고, ‘적어도 10% 이상 인상돼야 한다’도 31.5%였다.
교총은 “3%대 인상은 물가인상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삭감”이라며 “업무와 책임은 느는데 처우는 악화해 예비 교사마저 교직 선택을 주저하고 있다.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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