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은 희망을 봤다. 한국은 절망감에 빠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지역예선 1차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홍 감독은 2014년부터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절망스러운 경기력에 팬들은 ‘홍명보 나가’라고 야유를 보냈다.
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전에서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팔레스타인 FIFA 랭킹은 96위로, 한국(23위)보다 73계단 낮은 팀이다. 여기에 팔레스타인 선수들은 내전으로 리그를 치르지 못했고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한 채 경기에 나섰다. 대표팀이 시원한 승리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홍 감독은 평균 연령이 30세를 넘어설 정도로 경험이 많은 선수들로 선발라인업을 채웠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홍 감독은 “전반이 썩 좋지 못했고, 후반에 개선됐지만 몇 번의 득점 기회가 왔을 때 살리지 못해 아쉽다”며 “전반에 반대 전환이나 볼이 나가는 스피드가 빨랐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홍 감독은 잘 된 부분도 있다고 평가했다. 홍 감독은 “후반 전술적인 변화를 주면서 이강인의 창의적인 패스 등이 몇 차례 나왔다”며 “손흥민이나 황희찬 등의 활용이 앞으로 중요하고, 이들을 더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관중석에서 나온 야우에 대해 홍 감독은 “그런 장면이 쉽지 않았다”며 “제가 앞으로 견뎌나가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아시아의 호랑이’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크람 다부브 감독은 “큰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며 “무승부라는 결과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완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해 후반에 걱정이 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전술적인 부분에서 잘 따라와줘 원하는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다부브 감독은 끝으로 “우리나라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서 팬들에게 월드컵 본선 진출이 가능하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팬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는데, 중요한 승점 1을 따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출발부터 삐걱거린 홍명보호는 이제 오만으로 원정을 떠나 10일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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