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여당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54명의 소속의원을 가진 아소파의 영수 아소 다로 부총재가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 지지 방침을 정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사실상 차기 일본총리를 뽑는 자민당 총재선거는 이날 투개표가 진행된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아소 부총재는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이 결선투표에 진출할 경우 그에 대한 지지 의사를 파벌에 전달했다. 아소파는 비자금 스캔들 이후 이어진 파벌 해산에 유일하게 참여하지 않고 있다.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가 진행될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결선투표는 총 415표 중 국회의원표 368표를 차지해 의원표 향배가 당락을 가른다. 이 때문에 선거전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후보 9명은 의원표를 확보하는데 사활을 걸었다. 아소 부총재를 향한 구애가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특히 선두권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이 적극적이었다. 요미우리는 “아소파에서 고노 다로 디지털상이 출마했지만 지지가 확산되지 않았다”며 “아소 부총재는 파벌의 영향력을 보이기 위해 결선투표에서는 (파벌의) 일치된 투표를 이끌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소 부총재의 ‘다카이치 지지’는 “다른 후보 진영과의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아소 부총재가 총리로 재임할 당시 ‘아소 끌어내리기’에 가담한 적이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경우엔 그의 최대 후원자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사이가 좋지 않다.
그러나 아소파 내부에는 보수적인 주장을 강화해 온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의원들이 있어 아소파 일부 의원이 다른 후보를 지지할 수 있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총리가 되어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는 등 기존의 극우적 행보를 강화하며 자민당 지지층 표심 잡기에 몰두해 왔다.
선거 결과를 좌우할 또 다른 포인트로 지목되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다른 후보 지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1차에서는 옛 기시다파 의원들의 투표에 개입하지 않지만 결선에서는 특정 후보 지지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는 이런 방침의 배경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이 자신의 정책노선을 계승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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