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1학년 학생 중 일부가 2학기 등록금을 냈지만, 수강신청은 한명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등록금을 낸 학생들조차도 수업 복귀 의지는 없는 셈이다. 서울대 의대가 정부의 ‘휴학 불가’ 방침에도 의대생들의 집단휴학을 승인하면서 다른 대학에서도 ‘휴학 도미노’ 우려가 나오자 교육부는 총장들과 회의를 하는 등 단속에 나서고 있다.
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이 서울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학기 의대 의예과 1학년(재적생 142명) 중 수강신청을 한 학생은 없었다. 1학년 중 31명(21.8%)이 올해 2학기 등록금을 납부했으나 이 학생들도 수강신청은 하지 않은 상황이다.
2학년(154명)의 경우 16개 과목 중 14개 과목은 아무도 수강신청을 하지 않고, 2개 과목만 11명이 수강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학년도 등록금 납부 인원(33명·21.4%)보다 수강신청을 한 인원이 훨씬 적다. 등록금을 낸 이들조차도 수업 복귀 의사는 적은 것이다.
강 의원은 ”2학기가 개강했지만 아직도 의대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정부 방침에 따라 대학에선 전무후무한 학사 운영을 하고 있지만, 이미 사실상 유급이 확정됐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의대는 정부의 ‘휴학 불가’ 방침에도 의대생들의 집단휴학을 허용해 교육부로부터 고강도 감사를 받고 있다. 서울대 의대는 9월30일 약 780명의 1학기 휴학 신청을 일괄 승인했다. 예과 1학년∼본과 4학년의 96%에 달하는 규모다.
다른 대학에서도 휴학이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교육부는 각 대학에 집단휴학을 허용해선 안된다는 공문을 재차 보내는 등 ‘의대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날 오석환 차관 주재로 전국 의대 총장들과 온라인 회의도 연다.
회의 안건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교육부가 각 대학에 의대생의 집단휴학을 승인하지 말고 학사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학들은 일단 서울대의 감사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일부 대학은 휴학 승인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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