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전사한 고(故) 박판옥 하사가 73년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형의 무공훈장을 품고 기다렸던 동생 박판남씨는 형의 신원확인되기 2개월 전 눈을 감았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은 7일 2000년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6·25전쟁 당시 ‘저격능선 전투’에서 전사한 고(故) 박판옥 하사(현 계급 상병)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37명으로 늘었다.
고인의 유해는 2000년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일대에서 국군 장병들의 노력으로 발굴됐고 2017년 고인의 조카 박광래씨는 삼촌의 유해라도 찾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였지만, 당시 기술로는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 국유단은 정확도가 높아진 최신 기술로 재분석한 끝에 올해 9월 가족관계를 확인했지만 형의 화랑무공훈장을 보관해오며 유해라도 찾기를 기다려온 동생 박판남씨는 올해 7월 세상을 떠났다.
고 박 하사는 1934년 6월 전라북도 부안군 행안면에서 8남 5녀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전쟁이 발발한 이후 그는 1951년 9월 30일 입대해 국군 제2사단 17연대 소속으로 ‘김화-금성 진격전’ 등의 전투에 참전했다. 이후 1952년 10월부터 11월에 강원도 김화지구에서 치러진 ‘저격능선 전투’에서 전사했다. ‘저격능선 전투’는 국군 제2사단이 중부 전선 철의 삼각지대의 전략적 요충지인 저격능선을 탈환하기 위해 중공군 제29사단과 싸운 고지 쟁탈전이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이날 전라북도 부안군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열린다. 신원확인 소식에 친조카 박광래씨는 “장가도 못 가신 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작은 아버지의 유해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속에서 막연하게 유전자를 제공했지만 이렇게 유해를 찾을 수 있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끝까지 헌신적으로 찾아주신 국가와 국방부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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