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다저스의 올 시즌은 ‘용두사미’? 월드시리즈 우승은커녕 샌디에이고와의 디비전시리즈도 버겁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4-10-08 07:00:00 수정 : 2024-10-07 22:27:3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야구 맹주를 놓고 벌이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이 점입가경이다. 타선의 힘에서는 다저스, 선발진의 뎁스에서는 샌디에이고가 앞서는 상황에서 2024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승제)2차전까지 1승1패로 팽팽히 맞서있어 남은 3경기에서 어느 팀이 2승을 따내며 챔피언십시리즈에 오를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EPA연합뉴스

다저스는 지난겨울 스토브리그를 지배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로 성장한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에게 역대 프로스포츠 최대 규모인 10년 총액 7억달러를 주고 품었다. 여기에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올 시즌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지난해 12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12년간 3억2500만달러(약 4498억원)를 주는 대형 계약을 안겼다. 이는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인 개릿 콜(9년 3억2400만달러)을 넘어서는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보장액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공 하나 던지지 않은 야마모토가 개릿 콜보다 비싼 투수가 된 셈이다. 탬파베이의 에이스로 활약하던 타일러 글래스나우도 트레이드해온 뒤 5년 1억3650만달러의 연장계약을 선물했다. 스토브리그에서의 광폭행보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넘어 MLB 29개팀의 ‘공공의 적’이 된 다저스. 그때까지는 월드시리즈 우승은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다저스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2차전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2-10으로 대패했다. 시리즈 전적은 1승1패지만, 이미 분위기는 샌디에이고로 넘어간 모양새다.

 

다저스에는 현재 믿을만한 선발이 전무하다. 2차전 선발은 잭 플래허티. 선발진 보강을 위해 디트로이트에서 부활에 성공한 플래허티를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그러나 플래허티는 5.1이닝 동안 홈런포 두 방 포함 5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전날 7-5로 역전승을 거둔 1차전에 선발로 나섰던 야마모토도 3이닝 동안 5실점하며 조기강판 당했다. 내셔널리그 승률 1위로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한 다저스가 야심차게 내세운 1,2선발이 연속으로 무너지면서 앞으로 남은 3경기에선 선발진에서 열세가 예상된다.

 

사진=AP연합뉴스

다저스의 올 시즌 선발진 플랜은 이렇지 않았다. 글래스노우와 야마모토가 1,2선발을 맡고, 유망주 바비 밀러와 개빈 스톤이 뒤를 받치고, 왕년의 에이스인 워커 뷸러, 클레이튼 커쇼가 합류하면 다시 옥석을 가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유리몸’의 대명사인 글래스나우는 이미 시즌아웃돼 가을야구에서 볼 수 없는 상황. 가을만 되면 약해지는 커쇼도 이번 포스트시즌에선 부상으로 제외됐다. 급해지니 아무리 가을에 약하다는 ‘가을커쇼’마저 그리워지는 다저스다. 스톤도 부상에서 빠졌다.

 

9일 열리는 3차전에 다저스 선발로 등판이 예상되는 워커 뷸러는 토미존 수술 복귀 후에 평범한 투수가 되어버렸다. 과거 불같은 강속구로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의 투수였던 뷸러는 복귀 구속은 그리 떨어지지 않은 모습이다. 지금도 95~96마일의 포심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다. 다만 무브먼트나 회전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뷸러의 주무기인 포심패스트볼의 구위가 상당히 떨어졌다. 올 시즌 성적도 16경기 등판 1승6패 평균자책점 5.38에 불과하다. 2021년만 해도 피안타율이 0.199로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였던 뷸러지만, 이제는 평범 그 자체인 투수다.

 

반면 샌디에이고는 조 머스그로브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번 디비전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마이클 킹이 3차전 선발로 유력하다. 이력에선 뷸러에게 비교가 안되지만, 현재 구위나 기량은 킹이 훨씬 낫다.

 

사진=EPA연합뉴스

선발진의 높이에서 밀리는 다저스로선 타선의 힘으로 샌디에이고를 꺾어내야 하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가을야구 데뷔전이었던 1차전에서 동점 3점포를 때려낸 오타니의 방망이는 여전한 모습이지만, 오타니의 뒤를 받치는 ‘MVP 트리오’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이 부진과 부상에 허덕이고 있다. 베츠는 1차전에서 고의4구 2개 포함 볼넷 3개를 골라냈지만, 1~2차전에서 아직 안타를 기록해내지 못하고 있다. 프리먼은 2차전에서 발목 통증으로 인해 경기 도중 교체됐다.

 

사진=AFP연합뉴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2013년 이후 다저스의 헤게모니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21시즌에 샌프란시스코가 구단 최다승 신기록(107승)을 거두며 106승의 다저스를 1승 차이로 제치고 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8년 연속 이어져온 다저스의 지구 우승 기록을 깼지만, 2022년부터 다시 3년 연속 다저스가 맹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다만 다저스의 지배력은 정규시즌까지다. 가을만 되면 정규시즌의 포스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 2년 전 디비전시리즈에서도 전력 상으로는 한 수 아래인 샌디에이고를 만나 1승3패로 패해 일찌감치 가을야구를 접은 바 있다. 과연 다저스의 이번 가을은 어떤 결말로 맞이할까. 스토브리그 때의 평가에 비해 지금 상황만 보면 용두사미의 시즌이 될 가능성이 너무나도 높아보인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권은비 '매력적인 손인사'
  • 권은비 '매력적인 손인사'
  • 강한나 '사랑스러운 미소'
  • 김성령 '오늘도 예쁨'
  • 이유영 '우아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