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회사 직원 출신
유경옥·정지원 행정관에
“25일 종합감사 출석하라”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에 힘입어 대통령 관저 공사 일감을 따낸 의혹을 받고 있는 21그램 대표 김태영씨가 국회 국정감사에 무단으로 불출석하자 야당은 김 여사 측근들에 대한 증인 신청으로 맞대응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 유경옥·정지원 행정관을 25일 열리는 종합 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양 의원에 따르면 유·정 행정관은 김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이다. 김 여사와 21그램 간 긴밀한 협업 정황이 드러난 마당에 김태영씨가 국감을 앞두고 잠적하자 코바나컨텐츠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의심되는 두 행정관을 대신 불러 추궁하겠다는 것이다.
양 의원은 “유 행정관과 김태영씨는 10년 전부터 코바나컨텐츠 전시회를 매개로 알게 됐고, 2019년 야수파 걸작전까지 함께한 사이로 보인다”고 했다. 또 “김 여사의 측근인 유 행정관이 코바나컨텐츠 퇴직 후 관저팀으로 들어가면서 김태영씨와 관저 공사를 긴밀히 협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증인 신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유 행정관이 관저 공사를 총괄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에게 김태영씨의 연락처를 줬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대통령실 관리비서관과 총무1비서관을 지냈다.
김 여사와 김태영씨의 친분을 보여주는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우선 두 사람은 국민대 대학원 동문이다. 양 의원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07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2014년 3월∼2016년 8월에는 해당 대학원에 겸임교수로 출강했다. 김태영씨는 2015년 6월 국민대 디자인대학원에 석사 논문을 발표했다. 김 여사가 겸임교수로 일하던 때였다.
이후 김태영씨는 김 여사 측 각종 전시회장 디자인 설계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김 여사의 첫 자체 기획전시회 ‘에펠탑의 페인트공-마크 리부 사진전’을 시작으로 ‘피영전’(2013년), ‘점핑 위드 러브전’(2013∼2014년), ‘마크 로스코전’(2015년)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김태영씨는 비타민디자인이라는 업체의 디자인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김씨는 2015년 다니던 회사에서 독립해 21그램을 창업했고, 이후로도 김 여사 측의 ‘르코르뷔지에전’(2016년), ‘자코메티전’(2017년) 등에 관여했다. 2018년에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설계·시공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1그램은 김 여사 측의 2019년 6∼9월 ‘야수파걸작전’에 협찬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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