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평화공원이 가을빛으로 물들고 있다.
영동군은 노근리평화공원 입구와 주요 산책길에 가을을 맞아 코스모스와 국화 등 가을꽃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또 매년 이맘때면 하천 인근에 코스모스가 군락을 이루고 각양각색의 가을꽃이 청명한 하늘과 어우러져 가을의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코스모스는 지난달 말부터 봉우리를 틔우기 시작했다. 곳곳에 조성한 국화 정원도 피기 시작하는 등 가을꽃들이 영롱한 자태를 뽐내며 가을의 향기를 전한다.
이에 최근 일부에선 노근리평화공원을 가을꽃과 함께 사진찍기 좋은 명소로 꼽는다. 추모 공간이 사랑과 평화의 공간으로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코스모스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장미와 국화꽃이 조화를 이루며 이달까지 화려한 모습을 뽐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군에 따르면 노근리는 한국전쟁 시기 아픔을 품은 곳이다. 사건은 19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7월 23일 주곡리 마을주민들은 인근 임계리로 피난을 떠났다. 이틀 후인 25일 임계리 인근 지역에서 모인 피난민 500~600명은 미군의 피난 유도에 따라 그날 영동읍 하가마을 하천가에서 노숙했다.
그다음 날인 26일 4번 국도를 이용해 황간면 서송원리 부근에 도착한 피난민은 미군의 유도로 국도에서 철도로 행로를 변경한다. 이 철로 위에서 피난민 다수가 미군 비행기 폭격과 기총(항공기 등에 장착된 기관총) 등으로 사망한다. 그날 오후부터 나흘 정도 시간에 노근리 개근철교(쌍굴)에 피신한 피난민이 미군의 기관총 사격으로 다수가 숨을 거뒀다. 피해 추정 인원은 250~300명으로 알려졌다. 이는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으로 불린다.
2011년 10월 국비 191억원을 들여 피란민을 추모하기 위해 노근리평화공원을 조성했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전시하고 평화와 인권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13만2230여㎡(4만여평)에 사건 현장 옆 위령탑과 평화기념관, 평화공원, 교육관 등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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