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대결 없고 진영논리 기대 유세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15일 후보들은 자신의 ‘텃밭’을 중심으로 나선 마지막 유세에서 서로를 향해 맹공을 펼쳤다.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정치적 논리와 네거티브만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역에서 유세를 시작한 뒤 강동구를 지나 노원구까지 유세 차량을 타고 이동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조 후보는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재임 시절을 ‘어둠의 10년’이라 부르며 진보 교육감의 핵심 정책인 학생인권조례와 혁신학교를 비판하고, “진단평가를 부활해 학력 격차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진보 진영 정근식 후보는 자신이 교수로 몸담았던 서울대 일대에서 거리 인사 등을 한 뒤 동작구, 금천구, 영등포 등으로 이동하며 조 전 교육감의 혁신학교 등 교육철학을 계승하겠다고 맞섰다. 기초학력 문제에 대해선 “평가가 아닌 맞춤형 학습으로 해결할 것”이라며 “조 후보가 당선되면 경쟁이 강화돼 과잉학습이 유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녁 시간 마지막 집중 유세 장소로 조 후보는 강남역을, 정 후보는 광화문광장을 택했다. 조 후보는 보수 지지자들이 많은 곳에서 막판 세 결집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평소 조 후보에 대해 ‘뉴라이트’라며 비판했던 정 후보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서 자신의 역사관을 대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가 두 후보의 양강구도로 흘러가면서 두 후보 모두에게서 단일화를 제안받았던 중도 보수 윤호상 후보는 이를 거절하고 이날 을지로 입구와 명동성당 앞 등에서 마지막까지 선거운동을 마쳤다.
각자 교육 공약을 내걸긴 했지만, 이번 선거는 공약보다는 개인에 대한 공격에 초점이 맞춰진 모양새다. 정 후보와 조 후보는 이날까지도 서로를 향한 비난에 열을 올렸다. 조 후보는 “정 후보가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농지를 소유해 농지법을 위반하고, 자녀를 해외에서 교육시켰다”며 비판했다. 정 후보는 “조 후보는 고3 때 친구의 턱을 때린 학교폭력 가해자”라며 “뉴라이트 극우 성향 역사관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개입이 금지되고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 정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점퍼를 입고 유세에 나서는 등 두 후보 모두 진영논리에 기대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네거티브 공세와 진영논리가 유권자들의 피로감을 더하면서 이번 선거는 역대 최대 무관심 속에 치러지고 있다. 서울시교육감 사전 투표율은 2014년 제도 도입 이래 가장 낮은 8.28%에 그쳤다. 최종 투표율도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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