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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윤석열 정부 2년씩 수사했지만…김 여사 압색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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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0-17 18:19:08 수정 : 2024-10-18 02: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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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상대 2차례 서면∙1차례 대면조사
2차 서면 답변 1년 후 받아…조사 특혜 논란도
檢 “계좌주 압색 영장 청구 사례 없어”
“현직 대통령 부인 조사 쉽지 않아”
“대면조사 필요해 처분 늦어져”

검찰이 4년 반의 수사 끝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불기소’로 마무리 지었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시간을 끌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4년 넘게 수사하며 김 여사를 상대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조사도 뒤늦게 이뤄지는 등 소극적 수사에 대한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김 여사의 주가 조작 연루 의혹 고발을 접수한 2020년 4월부터 김 여사를 최종 불기소 처분한 이날까지 약 4년6개월 간 사건을 쥐고 있었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하에서 김 여사를 각각 2년씩 수사한 셈이다. 그 동안 이성윤·이정수·송경호·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총 4명이 이 사건을 지휘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검찰 로고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2020년 11월 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김 여사의 주거지, 사무실, 휴대전화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당시 영장을 기각했고 이후에도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뤄지지 못했다.

 

검찰은 김 여사를 상대로 두 차례의 서면조사와 한 차례의 대면조사를 진행했다. 이정수 전 중앙지검장 당시 수사팀은 2021년 11월 김 여사에게 서면 질의서를 보냈고, 김 여사는 1개월 뒤 수사팀에 15쪽 분량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수사팀이 2021년 10~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사건 관련자 9명을 기소한 시점이다. 당시 수사팀은 “자금제공자 등 공범 수사와 관련해 국민적 의혹이 있는 주요 인물의 가담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을 유예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인 2022년 5월 송경호 중앙지검장이 취임하면서 수사는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사건이 다시 주목받은 건 지난해 2월 도이치모터스 사건 1심 재판부가 권 전 회장에게 유죄를 선고하며 김 여사의 계좌 3개가 주가조작에 이용됐다고 인정하면서다. 이에 중앙지검은 권 전 회장을 다시 소환조사하며 다시 수사에 불을 지피는 듯했다. 하지만 검찰은 “2심 재판부의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했고,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지난해 7월 김 여사에게 2차 서면질의서를 보내기도 했으나, 1년 여 간 답변도 받지 못했다.

 

올해 5월 대대적인 검찰 고위급 인사로 이창수 중앙지검장이 새로 취임한 후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20일 서울 종로구 창성동의 대통령 경호처 부속청사에서 김 여사에 대한 첫 대면조사가 이뤄졌다. 대면조사 전 김 여사는 2차 질의서를 받은 지 1년여 만에 50쪽 상당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사상 첫 현직 대통령 부인에 대한 대면조사였지만, 검찰청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조사가 이뤄지면서 특혜 의혹이 일었다.

 

지난 9월12일 관련 사건 2심 법원은 권 전 회장 등 9명을 전원 유죄로 판결했다. 검찰은 김 여사를 대면조사한 지 약 3달 만인 이날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며 수사를 마무리했다.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수사를 종결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는 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청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김 여사는 기본적으로 계좌주(시세조종에 이용된 계좌의 명의자)이며, 이 사건의 계좌주 중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사람이 없다”며 “(김 여사를 직접 압수수색 하는 대신) 주가 조작 관련자들에 대해 총 73회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고 김 여사와 최씨의 계좌를 집중 추적했다”고 설명했다. 2차 서면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1년 뒤에 받은 데 대해선 “답변을 안준다고 해도 검찰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 것과 관련해선 “현직 대통령 부인에 대한 대면조사는 처음이며,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수사했고 수사를 왜 안했느냐는 비판에 대해선 억울한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2021년 12월에 1차 서면조사가 이뤄졌고 김 여사를 그때 처분할 수 있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선 “1차 서면 답변서에 ‘미래에셋계좌를 직접 운용했다’는 내용 등 객관적 증거와 배치되는 내용이 있어서 대면조사를 통해 (김 여사에게) 증거를 보여주며 확인해야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포괄일죄 여부와 관련해 최종 사실심인 2심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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