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기 아이돌 그룹의 앨범 티저 영상에 2차 대전 당시 전범의 이름이 노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범 오카무라 야스지는 중일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을 주도한 인물로, 중국 팬들의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오카무라는 한국, 중국 여성을 강제 동원해 ‘위안부’ 창성을 제안한 인물이기도 하다.
앞선 21일 제이캐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오카무라의 이름은 일본 스타토 엔터테인먼트 소속 9인조 그룹인 스노우 맨(Snow Man)이 지난 16일 공개한 새 앨범 ‘RAYS’의 티저 영상에서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누리꾼들은 문제 영상에 등장한 일본도 칼날 위에 ‘오카무라 야스지’(岡村 寧次, 1884~1966)라는 한자가 새겨진 장면과 함께 칼이 피로 물드는 장면을 문제시한다.
1930~40년대 일본군의 중국 파견군 사령관을 지낸 오카무라는 중일전쟁 당시 무고한 중국 민간인들을 상대로 집단 학살을 자행한 ‘삼광작전’의 지휘자로 알려져 있다.
삼광작전은 중국 공산군 및 국민당에 협조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민간인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마을을 초토화했는데, 모조리 죽이고(殺光·살광), 모조리 태우고(燒光·소광), 모조리 빼앗는다(搶光·창광)는 의미다. 이 작전으로 민간인 270만명이 학살당했다.
그럼에도 오카무라 야스지는 국공내전 당시 중국 국민당에 항복하고 협력한 덕에 전범으로 처벌받지 않고 귀국해 호의호식하다 82세에 사망했다.
중국 팬들은 “중국인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등의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소속사는 역사 논란이 불거지자 영상을 삭제하며 일본어와 중국어로 된 사과문을 통해 “영상 내에 역사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부분이 포함돼 있었다”면서 “확인이 미흡해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상을 만든 제작사와는 제휴를 해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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