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면접에서 “저 임신했습니다” 반전 결과?…입사 5개월 만에 6개월 유급 휴가 주인공이 되었다 [수민이가 궁금해요]

농심켈로그 “임신한 것은 채용에 문제 되지 않는다”
“장기적인 능력과 역량 평가해 채용”

직장인 김이슬(32)씨는 입사 5개월 만에 출산과 육아를 마음 편하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혜택도 크다. 내년 1월부터 6개월 간 유급 출산 휴가를 받게 된다. 경력 단절에 대한 걱정 없이 출산·육아에 전념할 수 있는 건 직장인들의 ‘로망’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그 내막은 이렇다.

농심켈로그의 ‘부모 프리미엄 휴가’ 제도 첫 대상자인 김이슬씨는 내년 1월부터 6개월 간 유급 출산 휴가를 간다. 농심켈로그 제공

김씨는 올해 8월 초 농심켈로그에 입사했다. 면접 과정에서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합격이 안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김씨는 용기를 내 회사측에 임신 사실을 알렸다. 회사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임신한 것은 채용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회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직원의 능력과 잠재적인 역량을 평가하여 채용에 반영할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온 것이다. 농심켈로그는 올해 10월부터 ‘부모 프리미엄 휴가’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근속 기간과 고용 형태에 관계 없이 계약직을 포함한 모든 직원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주양육자뿐 아니라 부양육자도 1개월의 유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김씨는 “입사 5개월차에 ‘부모 프리미엄 휴가’의 첫 대상자가 됐다”며 “임산부를 우대하는 회사측의 정책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를 포함해 또 다른 3명의 직원들이 내년 1월부터 함께 유급 출산 휴가에 들어간다”고 했다.

최근 저출산과 함께 경력 단절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다양한 육아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농심켈로그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부모 프리미엄 휴가’는 근속 기간과 고용 형태에 관계없이 모든 직원에게 최대 6개월의 유급 출산 휴가를 제공하는 제도다. 주양육자는 물론, 부양육자도 1개월의 유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직원들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경력 단절 없이 직장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농심켈로그의 ‘부모 프리미엄 휴가’ 제도 첫 대상자인 김이슬(사진 앞줄 왼쪽)씨는 내년 1월부터 6개월 간 유급 출산 휴가를 간다. 농심켈로그 제공

리티카 랄 농심켈로그 인사부(HR) 상무는 "직원들이 육아 휴직을 이용할 때 부담을 덜 느끼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앞으로도 농심켈로그는 이러한 문화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임직원의 임신부터 복직까지 지원하는 다양한 가족친화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임직원을 위한 태교여행 '베이비문'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매일유업 베이비문’은 임신을 기념해 28주 이상 안정기에 접어든 예비 엄마아빠가 태교와 휴식을 위해 떠나는 태교여행이다. 임신부 및 육아 관련 다양한 지원 활동에 앞장서 온 매일유업은 올바른 태교 문화 확산과 직원들의 임신을 축하하기 위해 베이비문 행사를 2012년부터 운영해 왔다.

롯데칠성음료는 출산 장려를 위해 남성 직원들에게 1개월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해 성평등한 육아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여성 직원의 경력 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예비맘 근로시간 단축 제도', 근무시간을 1시간 단축할 수 있는 '맘편한 케어 제도', '금요일 조기 퇴근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풀무원은 월 1회 태아검진 유급휴가, 직장 어린이집, 재택근무제 등 임신 출산 육아기에 따른 맞춤형 패키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임신기에는 근로시간 단축과 월 1회 태아검진 유급휴가를 보장하며, 출산 전후에는 자동 육아휴직제가 적용된다. 풀무원 관계자는 “직장 어린이집, 재택근무제 등을 통해 육아 부담을 덜고 지속 가능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과 경력 단절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다양한 육아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내년부터 육아휴직급여를 한 달에 최대 250만원까지 지원한다. 고용노동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남녀고용평등법·고용보험법·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하위법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서는 우선 ‘육아휴직 제도 개선사항 1위’로 꼽힌 ‘급여 인상’을 반영했다. 이에 내년부터는 육아휴직 근로자에 대한 급여 상한액이 1~3개월 차 월 250만원, 4~6개월 차 200만원, 7개월 차 이후부터 160만원으로 오른다. 현재 급여 상한액은 월 150만원이다. 육아휴직을 1년 사용한다고 했을 때 현재 급여는 최대 1800만원이지만 내년부터 2310만원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육아휴직급여의 25%를 복귀 6개월 후에 주던 사후지급금도 폐지돼 휴직 기간에 전액 받을 수 있게 된다.

김기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