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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단풍 절정, 북한산 30일·도심 11월 초

입력 : 2024-10-24 06:00:00 수정 : 2024-10-23 22: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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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 장기화
예년보다 3∼4일가량 늦을 전망”
158㎞ 규모 ‘단풍길 103선’ 선정

절기상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 찾아왔지만 올해 서울 시내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는 예년에 비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9월 말까지 이어진 늦더위 탓이다. 단풍은 북한산 일대의 경우 이달 30일쯤, 도심지역은 다음달 초순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서울시는 상강인 23일 “기후변화로 인해 높은 기온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단풍 시기는 예년보다 3~4일 늦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시에 따르면 높은 기온은 단풍 시기를 지연시키고 당분과 안토시아닌과 같은 색소 축적을 줄여 단풍색이 흐리거나 고르지 않게 된다. 또 장기간 고온이 지속되면 나무의 가뭄스트레스가 늘어나 단풍이 들기 전에 잎이 마르고 떨어지는 등 이른바 ‘초록 낙엽’ 현상으로 단풍의 절정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암동·성산동 ‘월드컵공원’ 일대의 단풍 풍경. 서울시 제공

지난해에도 단풍물이 들지 않은 초록색 나뭇잎이 대거 떨어지는 초록 낙엽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11월 초순까지 포근한 날씨가 지속되다가 중순 들어 갑자기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탓이다. 나무가 미처 준비할 새도 없이 겨울 날씨가 찾아온 것이다.

 

앞서 산림청은 올해 단풍이 전년도에 비해 이틀 정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신갈나무의 단풍 절정 시기는 최근 2년 평균 시점보다 닷새 정도 늦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6∼8월의 평균기온이 지난 10년(2009∼2023년) 평균보다 1.3도 정도 상승한 것이 주된 원인이란 분석이다. 산림청이 2009년부터 식물계절현상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당단풍나무가 단풍이 드는 시기는 매년 약 0.33일씩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시는 서울 외곽 지역인 북한산의 경우 첫 단풍이 이달 16일 시작됐으며, 절정은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로 예상했다. 도심 지역 단풍 절정 시기는 이보다 조금 늦은 11월 초순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 관계자는 “이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북한산의 단풍 절정 시기는 예년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며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녹지공간이나 정원조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가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서울 단풍길 103선’을 선정했다. 158㎞ 규모로, 친숙한 은행나무·느티나무·왕벚나무 등과 수형이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등으로 이뤄져 있고 수량은 7만그루에 달한다.

 

시는 신규 단풍길 노선 4곳을 추가해 △도심 속 걷기 좋은 단풍길(강북구 오현로20길 등) △물을 따라 걷는 단풍길(은평구 봉산 편백나무숲 등) △공원과 함께 만나는 단풍길(매헌시민의 숲 등) △산책길에 만나는 단풍길(용산가족공원 등)로 나눠 소개했다. 서울 단풍길 103선의 정보는 서울시 누리집과 ‘스마트서울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바쁜 일상을 벗어나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느끼고 재충전하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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