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참여를 중시하는 ‘해방신학’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페루 출신 신학자 구스타보 구티에레스 신부가 22일(현지시간) 96세로 선종했다.
구티에레스 신부가 1974년에 설립한 비영리시민단체 바르톨로메 데라스 카사스 연구소는 23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구티에레스 신부의 선종 소식을 전했다.
1928년 페루 수도 리마에서 태어난 구티에레스 신부는 31세 때 사제 서품을 받았다. 가톨릭 신앙을 빈곤 퇴치와 연계한 신학적 접근 방식으로 중남미에서 영향력 있는 종교인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1971년에 펴낸 저서 ‘해방신학’으로 ‘해방신학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했다.
구티에레스 신부와 가까운 게르하르트 루트비히 뮐러 전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은 2014년 구티에레스를 교황청에 초대해 강연을 열기도 했다.
남미에서 태동해 크게 유행한 해방신학은 사회·경제적 정의를 위해 싸우는 것이 예수의 가르침이라고 주장한다. 선진 자본주의에 종속돼 불이익을 강요당하는 후진국의 경제적 불평등 해소나 인종과 성별 사이에 있는 억압과 지배 상태 해소 등에 힘쓴다는 게 주요 지향점이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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