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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뒤로 가는 ‘자전거 친화도시’ 조성

입력 : 2024-11-04 06:00:00 수정 : 2024-11-04 04: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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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근 3년 전용도로 소폭 ↑
평균 17.7%… 제주는 1.76%뿐

道, 예산 부족 탓 활성화 계획 수정
전용도로 비율 12→7% 대폭 축소
“지형 고려 전기자전거 보급 늘려야”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2일 행정안전부와 제주도에 따르면 전국 자전거 전용도로 노선과 연장은 2021년 1772개소 3684㎞에서 2022년 1720개소 3648㎞로 줄었다가 2023년 1840개소 3763㎞로 조금 늘었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만 통행할 수 있도록 분리대, 경계석 등으로 차도와 보도를 구분해 설치한 자전거도로를 말한다. 자전거 전용도로와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자전거 전용차로, 자전거 우선도로를 포함한 자전거도로는 2021년 2만5249㎞, 2022년 2만6225㎞, 2023년 2만6872㎞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오히려 자전거 전용도로 계획을 대폭 축소했다. 자전거 수송 분담률은 0.43%로, 전국 평균 1.6%에 비해 크게 낮다. 제주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비율이 98.01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자전거 전용도로 비율은 2021년 기준 1.76로, 전국 평균 17.69%에 크게 뒤진다.

 

제주도는 애초 2027년까지 자전거 전용도로 비율을 12%(155.7㎞)까지 확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을 수정·보완해 전용도로 비율을 7%(91.2㎞)로 조정했다. 도로 폭을 줄여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도로 다이어트’ 대상도 11개 노선 26.94㎞에서 7개 노선 24.85㎞로 재조정했다. 도내 자전거도로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등을 포함해 총 1298.4㎞인데, 이 중 7%만 자전거 전용도로로 만들겠다고 계획을 수정한 셈이다.

제주시의 경우 용문로는 생활권 접근성 부족, 오남로·서사로·탑동로는 남북방향 교통량 과다와 경사 지형으로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가 제외됐다. 서귀포시 중앙로·동문로·서문로는 2차로 도로폭 여건상 전용도로 설치가 어려워 계획에서 제외했다. 대신 제주시 연삼로·연북로를 간선축으로 타당성 조사 후 최적 노선을 선정하기로 했다. 서귀포시는 현재 공사 중인 도시우회도로를 자전거도로망에 포함했다.

 

도는 ‘15분 도시’ 조성을 위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을 현실 여건에 맞게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2027년까지 자전거도로 구축에 104억원이 필요하지만, 최근 3년간 반영 예산이 연간 10억원 수준에 그쳐 신규 도로 확충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정계획을 통해 실현 가능한 자전거 인프라를 구축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자전거 친화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용도로 부족과 경사(평균 경사도 8%)가 많은 제주의 지형 때문에 자전거 이용률을 떨어뜨리고 있어 전기자전거 보급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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