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다녔지만 면허 못 따… ‘강남 8중 추돌’ 20대 女 구속 기로

서울 강남구에서 무면허로 운전하다가 8중 추돌사고를 낸 20대 운전자에 대한 구속 여부가 이르면 4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등 혐의를 받는 20대 운전자 김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8중 추돌 사고를 일으킨 무면허 운전자 20대 여성 A 씨가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2시40분쯤 법원에 도착한 김씨는 ‘피해자들에게 할 이야기가 없느냐’, ‘의사 처방받아 복용한 것이 맞느냐’, ‘사람을 치고 왜 달아났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입을 다문 채 법원으로 들어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일 오후 1시39분쯤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에서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아 8중 추돌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9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김씨는 사고 직전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한 이면도로에서 4세 아이를 태우고 유모차를 밀던 30대 어머니를 치고 달아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와 보호자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거여동 어머니 집에서 ‘택시를 타고 가라’는 만류에도 어머니 차를 끌고 강남구 논현동 자기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다고 한다. 김씨는 운전면허학원에서 운전을 배우긴 했으나 면허를 취득한 적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면증으로 처방받은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약물 운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진술 대로 김씨가 사고 당일 신경안정제를 먹었는지, 의사 처방대로 복용했는지 등도 수사할 방침이다.

이정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