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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피격 사건 후 급상승·후보 교체 후 급반전… ‘요동친 판세’ [2024 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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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1-04 18:27:41 수정 : 2024-11-04 19: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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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본 결정적 순간들

‘올드보이 리턴매치’로 여겨졌던 대선
바이든 고령 리스크에 결국 재선 포기

사법 리스크 트럼프, 공판 미뤄져 ‘날개’
두 번째 암살시도 등 극적 상황 이어져
해리스, TV 토론 판정승 후 상승가도

네거티브 심화에 美 더 갈라질 우려도
트럼프는 벌써부터 ‘패배 땐 불복’ 시사

미국 대선은 후보 교체, 후보 피격 사건 등 극적인 상황의 연속이었다. 선거 막판까지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박빙 구도를 형성하며 대선 이후에도 정치 양극화가 심화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9월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 주민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영되는 대선 후보 TV 토론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토론에서 경제·이민·낙태 정책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AP연합뉴스

올해 6월 말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TV 토론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 대선은 지루한 ‘올드보이들의 리턴매치’로 여겨졌다. 두 사람은 올해 초 시작된 각 당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며 3월 슈퍼화요일(각 당 경선이 대거 치러지는 3월 초 화요일)에 일찌감치 양당 후보로 확정됐다.

6월27일(현지시간) CNN 주최로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TV 토론은 모든 것을 바꿨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에서 맥락에서 벗어난 발언을 하고, 초점을 흐리고, 말을 더듬으면서 고령과 인지력 논란을 증폭시켰다. 당내외에서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7월1일엔 연방대법원이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행위에 대한 형사상 면책 특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결정까지 내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 4건의 형사 기소 사건 관련 공판 절차는 모두 대선 이후로 미뤄졌다.

 

호재를 맞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전까지 박빙 구도였던 바이든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점점 벌려 나갔다. 이런 와중에 공화당 전당대회(7월15∼18일)를 이틀 앞둔 7월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야외 유세 도중 총격을 받아 오른쪽 귀를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성조기 아래에서 “파이트(Fight·싸우자)” 구호를 외치는 극적인 장면을 만들었고, 판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로 완전히 기울었다. 귀에 붕대를 감고 나타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를 마치 ‘대관식’처럼 치렀다. 중도파 대신 강경파 J D 밴스 오하이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것도 자신감의 발로라는 평가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암살시도 총격을 당한 직후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오면서 오른쪽 귀에 피를 흘리는 상태로 주먹을 흔들며 "싸우자"고 외치고 있다. 미 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은 후보 교체뿐이라는 위기감이 민주당 내에서 날로 고조됐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배우 조지 클루니 등 민주당의 유력 인사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버티던 바이든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7월21일 재선 포기를 선언함과 동시에 해리스 부통령을 자신을 대체할 대선 후보로 지지하면서 민주당은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다.

8월19∼22일 일리노이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고마워요, 조”를 외치고, 해리스 부통령을 공식 후보로 선출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열정이 다시 끓어오르는 순간이었다. 전당대회에 앞서 부통령 후보로 발탁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옆집 아저씨’ 이미지를 구축했다. 9월10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두 후보 간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ABC 방송 주최 TV 토론에 나섰고,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이 던진 미끼를 족족 다 물어버린 트럼프 전 대통령에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9월1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의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경호를 맡은 비밀경호국(SS) 소속 요원들이 총을 든 채 매복해 있던 50대 남성을 적발해 제압함으로써 또 한 번의 암살 위기를 넘겼다.

후보 피격 사건이나 상대 후보에 대한 과도한 네거티브 등 대선 진행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의 정치 양극화는 선거 이후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부정선거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등 5일 대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대선 패배 시 결과에 불복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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