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14일 보유 주식 105만주를 거래시간 마감 후 장외거래로 매각했다.
이로써 임 대표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9.27%에서 7.85%로 줄었다. 하지만 2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행사할 지분율(9.27%)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해당 주총과 관련한 주주명부 폐쇄일이 지난달 22일이기 때문이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이번 주식 매각과 관련해, 임 대표와 경영권 갈등을 빚고 있는 3자 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 측에 속한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이 임 대표에게 돈을 갚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송 회장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임 대표가 자녀들의 주식까지 담보로 잡혀가며 마련한 296억여원을 대여했다"며 "이후 송 회장은 돈이 생기면 갚겠다고 상환을 차일피일 미뤘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3자 연합을 결성하며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 일부 지분을 매각해 대량의 자금이 발생했음에도 임 대표의 변제 요청을 외면했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가 주식 매각에 나선 건, 막대한 상속세를 내기 위해서다. 앞서 2020년 고(故) 임성기 회장이 별세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2308만여 주가 오너가 가족(송영숙·임종윤·임주현·임종훈)에게 상속됐다. 당시 지분 가치 기준으로 약 5400억 원의 상속세가 부과됐다.
이에 대해 임 대표를 포함한 상속인들은 공동 결의를 통해 지난 5월 국세청에 납기 기한 연장을 신청하며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부 투자 기회를 만든 임 대표는 가족들만 합의하면 되는 계약 전단계까지 협상을 진전시켰다. 하지만 ‘3자 연합’(신동국, 송영숙, 임주현)이 결성되면서 투자 유치가 성사되지 않았다는 게 한미사이언스 측 설명이다.
임 대표는 이번 주식 매각과 관련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물량을 시간외 블록딜로 매각했다"며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주주들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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