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랠리’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 이후 원·달러 환율은 다소 진정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1400원 선을 오가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내년 1월20일 트럼프 당선인 취임까지 강달러가 예상되면서 ‘트럼프 2.0’ 시대에는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날 주간 거래 종가(1405.1원)보다 6.3원 하락한 1398.8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2년여 만에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처음으로 1400원대에 진입했다. 환율이 1400원대를 넘은 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금리 인상 이후 역대 네 번째다. 이에 14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긴급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를 열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적극적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 달라”며 구두 개입에 나섰다.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에도 1400원대를 유지하던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3일 연속 1400원을 웃돌다가 이날 처음 1400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발 강달러 압력이 계속되면서 원·달러 환율 ‘1400원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인 관세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당분간 달러 강세를 지지할 공산이 높다”라며 “내년 1월 취임과 함께 관세를 부과할지는 불투명하지만 집권 1기의 경험과 더불어 레드 스윕(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어 관세 등의 공약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음은 달러화 강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파월 의장은 14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경제의 성과가 놀라울 정도로 좋은 덕에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발언해 달러 강세 흐름에 힘을 보탰다.
미 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지는 가운데 미국이 한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하면서 당국의 환율 정책 운용은 더욱 어려움을 맞게 됐다.
미 재무부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반기 통화보고서에서 한국을 환율관찰 대상 목록에 추가했다. 한국은 2016년부터 7년간 환율관찰대상국에 올랐으나, 지난해 11월과 지난 6월 2회 연속 명단에서 빠졌다가 이번에 1년 여 만에 다시 포함됐다. 미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환율 개입을 환율 시장의 상태가 무질서한 예외적인 상황으로만 제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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