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랠리’에 움직이는 가상화폐 큰 손들
비트코인이 9만 1000달러 선을 회복하며, 한화로는 1억 3000만원에 육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최근 시장 전반의 가격 급등으로 이른바 ‘큰 손’들이 수천개의 비트코인을 휴면 계좌에서 거래소로 옮기는 등 매각 움직임도 일고 있다.
16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1억 2730만원으로, 24시간 전보다 2.87%(355만원) 올랐다. 환율로는 9만 1100달러가 넘는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434만원으로 1.94%, 솔라나는 30만원으로 4.4%, 도지코인은 530원으로 3.8% 각각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영향으로 지난 13일 사상 처음 9만 3000달러 선까지 돌파했던 비트코인은 이후 하락세로 전환한 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불투명해지면서 8만 8000달러 선 아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는 발언이 가상화폐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상화폐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되살아나 매수세가 다시 몰리면서 비교적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런 가운데 오랜 기간 잠자고 있던 계좌에서 비트코인을 매각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지난 15일(현지시각) 가상화폐의 큰 손을 뜻하는 한 ‘고래(whale)’가 최근 2000개의 비트코인, 약 1억 7800만 달러 상당을 휴면 지갑에서 코인베이스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이 고래는 2010년 처음 비트코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0.06달러에 불과했고, 전체 가치는 120달러에 그쳤다.
현재 시세를 9만 달러로 봤을 때 가격은 약 150만 배 폭등했다. 120달러였던 전체 가치도 1억 7800만 달러로 치솟았다.
블록체인 분석업체인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5년 이상 비활성 상태였던 비트코인 지갑의 움직임은 최근 2개월 새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대개 거래소로 코인이 유입되면 해당 코인이 매각될 것임을 의미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최근 시장 전반의 가격 급등으로 휴면 상태였던 비트코인 지갑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트레이더와 글로벌 투자은행 등은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10만 달러, 향후 50만 달러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잠들어 있던 비트코인 지갑의 활성화 움직임이 계속될 전망인 가운데, 오랫동안 비트코인을 묵혀오며 가치 상승을 기다렸던 큰 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대량 매도에 나서면 가상화폐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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