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 피앙(26)씨는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K-팝의 열정적인 팬인 그는 BTS(방탄소년단)와 세븐이 좋아 이들의 소속사(하이브)가 있는 용산에서 살고 있다. 낮에는 한국어를 배우고 저녁에는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 온 지 2년이 됐다. 문화와 생활에 너무 만족하다”며 “한국남자와 결혼해 (이곳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는 한국인이 되기 위해 귀화 시험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피앙씨처럼 한국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한국이 전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이민자 증가율이 두 번째로 높은 국가가 됐다. 한류 열풍에 따른 유학과 연수 증가가 이민이 급격하게 늘어난 원인으로 분석된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찾는 근로자 유입도 두드러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4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OECD 38개 회원국으로 영주권을 받고 이민한 사람은 650만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직전 기록은 2022년의 600만명이었다. 1년 만에 10% 가까이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지난해 이민자 유입이 가장 많았던 국가는 미국이다. 총 118만9800명의 이민자를 새로 받았다. 이는 전년(104만8700명)보다 13.4% 증가한 수치다.
이어 영국은 작년에 74만6900명의 이민자를 받았다. 2022년(48만8400명)보다 52.9% 많은 이민자를 받았다. 이민자 증가율로는 1위다.
한국은 이민자 증가율이 두 번째로 높았다. 2022년 5만7800명이었던 한국행 이민자는 작년에는 8만7100명으로 50.9% 뛰었다.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일손이 필요한 분야에서 일하는 계절 근로자의 유입은 한국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법무부는 세계적인 한류 열풍에 따라 유학생과 연수생이 늘어난 것을 이민자 증가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이민자 유입은 선진국의 인플레이션 위기와 노동력 부족 대처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민자 유입 증가에 반대하는 여론도 존재한다. 주류를 이루고 있는 내국인과 이민자 사이의 경제적, 정서적 갈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인구 증가의 3분의 2를 이민자로 채우고 있는 캐나다의 사례를 보면, 이민자 15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민자 가구의 42%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장크리스토프 뒤몽 OECD 국제이주부서장은 “이민 증가 추세엔 코로나19 이후 강력한 경제 회복에 따른 노동력 부족, 인구 변화(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다양한 요인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에서 석 달 이상 장기 거주하는 외국인이 지난해 기준 246만 명으로 전년(226만 명)에 이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국내 거주 비중은 국내 총인구(5177만4521명) 대비 역대 최고치인 4.8%를 찍으며 대구 인구(237만9188명)를 넘어섰다.
외국인 주민 수는 2018년 205만, 2019년 222만, 2020년 215만, 2021년 213만, 2022년 226만, 2023년 246만명을 기록해 코로나 영향 기간을 제외하고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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