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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일 이어진 전쟁 참상 속 우크라 여성들의 사회 복구 노력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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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1-18 16:38:05 수정 : 2024-11-18 16: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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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18일(현지시간)로 1000일이 된 가운데, 참혹한 전장을 견뎌내는 우크라이나 여성들은 커지는 피해 속에서도 복구 작업에 전념을 다하고 있다.

 

이날 유엔 여성기구(UN Women)는 ‘우크라이나 여성, 증가하는 안보 위협 속에서 인도적 대응과 복구를 주도하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러한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모습을 소개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마이단 광장에서 시민들이 전사한 병사들을 추모하는 기념비 앞을 지나고 있다. AP뉴시스

단체에 따르면 끝나지 않고 장기화되는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서는 민간인, 여성, 소녀들이 겪는 인도주의적 비상사태가 증가하고 에너지 위기가 우려되는 동시에, 주요 도시에서는 치명적으로 강화된 공격을 버티고 있다.

 

단체는 “지난 2개월 동안 수만 명의 여성과 소녀가 최전선 지역을 떠나야 했으며, 이들은 460만명의 우크라이나 내부 이주민과 해외에서 피난처를 찾는 사람들 중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2024년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한 1460만명 중 800만명은 여성과 소녀이며, 이들이 주로 피해를 입는 성폭력 등 젠더 기반 폭력에는 250만명이 노출돼 긴급한 지원이 요구된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만연한 낙인과 의료 및 필수 지원 서비스에 대한 제한된 접근성 등으로 이러한 심각성은 보고되지 않고 있고, 지원 서비스 자체도 파괴되고 있다고 유엔은 지적했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 심각한 개인적 위험에 직면해 있는 우크라이나 여성들은 무력감에 빠져 있지만 않았다. 자원봉사 활동, 여성 인권 단체 및 정부를 통한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유엔 여성기구 대표인 사빈 프라이저 귀네스는 “우크라이나 여성들은 인도적 대응을 주도하며 복구를 계획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공격이 악화되더라도 정치 및 경제 생활에서 여성의 권한 강화를 지원할 기회는 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현재 상황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게 할뿐 아니라 보다 포용적이고 회복력 있는 미래를 닦는 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여성이 이끄는 시민사회 조직은 1000일 전 시작된 인도주의적 위기에 가장 먼저 대응한 주체 중 하나였다. 단체는 이들이 여성평화 및 인도주의 기금을 통해 54개 조직과 협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엔 여성기구 등은 전쟁 피해 지역에 있는 10만명 넘는 여성과 소녀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었다. 

 

지금의 위기 및 초기 복구 단계에서 여성이 주도하는 단체 및 캠페인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유엔 여성기구는 “여성들은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자 하며, 현재 등록되는 신규 사업체 두 개 중 하나는 여성이 설립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회복을 위한 기금의 1% 미만이 성평등 증진을 위한 노력에 할당된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국제사회가 인도주의적 대응 기금을 늘리고, 여성 권리 기구를 포함해 여성과 소녀의 필요를 충족하는 데에 필수적인 역할이 무엇인지 인식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도 ‘전쟁은 여성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 - 북한의 러우전쟁 파병을 반대하며’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반여성주의적 전쟁 옹호 세력을 비판했다.

 

단체는 “러우전쟁으로 무고한 젊은이들과 소중한 생명들이 전장의 이슬로 스러져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여성들은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고립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명분 없는 반인권적 파병을 단행한 북한 정부 역시 “남겨진 파병 군인들의 가족들까지 영문도 모른 채 전쟁의 참혹함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전쟁으로 인한 위험과 고통은 사회적 약자인 아동과 여성에게 더 치명적이라고 꼬집은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북한 군인의 즉각적인 철수를 촉구하고, 전쟁에 대한 한국 시민운동의 안일한 태도를 비판했다.

 

단체는 “한국 정부는 무엇보다 러우전쟁의 종전협정 조정자로서 역할을 다하기를 바란다”며 “일부 정치계, 시민운동 계열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침략을 옹호하거나 가짜뉴스라고 외면하고 북한 일에 간섭하지 말자는 것은 ‘평화롭게 지내자’는 말로 감춘 포스트-파시즘에 대한 옹호이며, 평화를 가장한 굴종을 강요하는 것일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두 국가론’을 주장하며 통일 담론의 종결을 이야기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 “얼핏 타당한 소리처럼 들리지만 (북한과) 이제 남남이니 확전을 불러일으키는 북한 군인의 파병에 간섭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고 비판했다. 진정한 평화는 “여성주의적 연대로서 인권을 우선적 가치로 두고, 진영주의와 포스트-파시즘에 비판적 태도를 취하며 현실 정치를 헤쳐나갈 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단체는 역설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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