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9000㎡ 규모 ‘차세대 R&D’ 단지
2030년까지 20조 투자 기술 산실 육성
전영현 부회장 등 DS부문 경영진 참석
HBM 등 차세대 D램 개발 역량 집중
“위기 극복… 새로운 100년 역사 쓰겠다”
삼성전자가 삼성 반도체 사업 태동지에서 차세대 연구개발(R&D) 단지 설비 반입식을 열고 재도약을 다짐했다. R&D를 통해 ‘메모리 초격차’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18일 경기도 용인 기흥캠퍼스에서 차세대 R&D-K(New Research & Development-K·NRD-K)의 설비 반입식을 진행했다. 행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주요 경영진과 설비 협력사 대표, 반도체연구소 임직원 등 약 100명이 참석했다.
전 부회장은 기념사에서 “NRD-K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근원적 연구부터 제품 양산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 확립으로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삼성전자 반도체 50년의 역사가 시작된 기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져 새로운 100년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 중인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다. 10만9000㎡ 규모로, 2030년까지 총 20조원을 투자한다. 이날 설비 반입식이 이뤄진 ‘NRD-K Ph.1(가명)’은 설비 세팅과 웨이퍼 반입 등의 작업을 마친 뒤 2025년 중순부터 본격적인 R&D 라인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NRD Ph.2·Ph.3도 순차적으로 들어선다.
NRD-K는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전 분야의 기술 연구부터 제품 개발까지 한 곳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고도의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개발에 활용될 고해상도 EUV(극자외선) 노광설비나 신물질 증착 설비 등 최첨단 생산 설비와 웨이퍼 두 장을 이어 붙여 혁신적 구조를 구현하는 웨이퍼 본딩 인프라 등이 도입된다.
기흥의 국내외 반도체 소재?부품?설비 회사, 협력 회사들과는 R&D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퍼스트’ 전략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차세대 D램 연구개발에 역량이 집중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이날 기흥캠퍼스 행사는 지금의 반도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기흥캠퍼스는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삼성전자가 1983년 고 이병철 창업 회장의 ‘도쿄 선언’ 이후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징적인 곳이다. 1983년 양산라인 착공을 시작으로 1992년 세계 최초로 64Mb D램을 개발하고 같은 해 D램 시장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1993년 메모리반도체 1위를 이뤄낸 ‘반도체 성공 신화’의 산실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하고, 지난해 10월에도 기흥캠퍼스를 찾아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는 등 관심을 쏟고 있다. 현재 145만㎡ 단지에 파운드리 8인치, 12인치 라인, 발광다이오드(LED) 라인 등이 가동 중이다.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투자 의지도 담겼다. 최근 7년간 삼성전자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감이 있었으나 R&D 투자는 줄지 않고 매년 늘었다. 올해도 1분기 7조8200억원, 2분기 8조500억원에 이어 3분기에도 역대 최대인 8조8700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NRD-K는 기흥·화성·평택을 잇는 수도권 최대 반도체 R&D 클러스터로 다시 한 번 기술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반도체 기술의 심장과 같은 곳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첨단 패키징 설비를 확대하는 등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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