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청년 죽여놓고…‘만취 질주’ 포르쉐 차주 “징역 6년 무겁다”

法 “피고인의 음주, 상상 초월하는 과속 운전으로
2명의 청년과 그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했다”

음주와 과속 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일으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50대 포르쉐 운전자 A 씨가 항소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치상)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것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A 씨 측은 변호인을 통해 "선고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검찰은 항소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은 1심에서 A 씨에게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으나, 법원이 이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한 바 있다.

A 씨는 지난 6월 27일 오전 0시 45분경 전북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 호남제일문 광장 사거리에서 음주 상태로 포르쉐 차량을 운전하다 경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스파크 운전자 B 씨(20·여)가 사망하고, 동승자 C 씨(20·여)는 중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A 씨는 제한속도 시속 50㎞ 구간에서 약 시속 159㎞로 직진하며 좌회전 중이던 스파크 차량과 충돌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A 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이 과정에서 신분 확인과 음주 측정을 진행하지 않았다. 그에 대한 음주 측정은 사고 발생 약 2시간 뒤에야 이루어졌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인 0.084%로 나타났다.

그러나 A 씨가 사고 후 병원과 자택 인근 편의점에서 맥주를 구매해 마셨다고 주장하면서 정확한 음주 수치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했다.

경찰은 그의 진술, 구매 영수증 등을 토대로 음주 상태를 역추산한 결과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0.051%(면허 정지 수준)로 산출해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역추산 결과만으로는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0.036%(면허 정지 기준)로 조정해 공소를 제기했다.

1심 재판부인 전주지법 형사4단독은 지난 13일 "피고인의 음주 및 상상을 초월하는 과속 운전으로 두 명의 젊은 청년과 그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했다"고 지적하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특히 재판부는 A 씨가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언급하며,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했다. 그의 항소심은 앞으로 더 엄격한 형사적 책임을 둘러싼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주 기자 [e-mail]